콩글리시라는 건 보통 한국어 화자들이 영어스럽지 않은 어색한 어휘나 문법, 표현 등을 쓰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그래서 한국식 발음은 콩글리시라기 보단 Korean accent라고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말하는 발음이라는 것이 accent, intonation, pronunciation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ccent라고 만 하기도 그렇군요.
지난번 1탄 '흔히 잘못 아는 영어 단어 발음'의 경우와는 좀 다르게 구조적인 측면에서 좀 더 살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편은 주로 외래어로 쓰이는 단어들을 다루겠습니다.
MBC 무한도전 '토토가'의 출연진이었던 혼성 그룹 '쿨(Cool)'의 노래 '이 여름 Summer'에 나오는 가사(이 여름 썸머~♪)에서나, 남자 멤버들의 사회적, 법적 물의만 없었다면 토토가 섭외 1순위 였을 '룰라(Roo'ra)'의 보컬 김지현이 나왔던 영화 '썸머타임'에서 볼 수 있듯이 'summer'는 흔히 '썸머'로 쓰고 영어로 대화할 때도 [썸머]로 발음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서 발음 기호나 음성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sʌmə(r), 써머] 정도로 발음됩니다. 즉, 철자에 나온 두개의 m중에 하나의 m만 발음 되는 것인데 영어의 경우에 보통 같은 철자 두 개가 연이어 나오면 하나만 발음합니다.
더 정확히는 같은 '자음'이 두 개가 이어 지면 하나의 자음만 발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스펠링이 아니라 발음 기준이란 얘기인데 지난번 a/an의 선택이나 the의 발음 차이도 철자가 아니고 발음 기준이라고 한 것과 마찬 가지 입니다. 아시다시피 언어는 글 이전에 '말'로써 먼저 존재 한 것이니까 일단 소리를 기준으로 먼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accept'같은 경우는 두 개의 'c'가 있지만 앞의 c는 '[k]', 뒤의 c는 '[s]' 발음으로 각각 다른 자음 발음이기 때문에 [엌셉트 / 앸셉트] 정도로 발음이 됩니다. 같은 예로 vaccine, accident 도 [뱈신], [앸시던트] 정도로 두 개의 이어진 자음이 모두 발음됩니다.
하지만 이처럼 두 개의 자음이 소리가 달라서 각각 발음이 되더라도 하나의 모음에 연결되는 자음들이기 때문에 [어크-셉트 / 애크-셉트], [배크-신], [애크-시던트] 같이 각각의 자음을 띄어서 발음할 때와는 다르게 우리말의 받침 소리 정도로 앞의 자음 소리가 살짝 묻힙니다.
두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어휘를 예로 설명해 보면 'pop', 'song'을 각각 발음 하면 [파p / 파프], [송] 정도로 pop의 마지막 'p' 발음이 들릴 정도로 두드러지지만 'pop song'이라는 쌍으로 연음 발음할 시 p와 s 두 자음이 이어져서 하나의 모음에 연결되기 때문에 하나의 모음에 하나의 자음 소리만 나려는 것처럼 [팦송] 같이 됩니다. 그래서 '비읍'을 피읍,비읍의 대표 받침으로 쓰는 국어의 특성상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팝송'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전부 다는 아니고 예외도 간혹 있습니다. 'roommate'가 그 예인데 [룸메이트]처럼 두 개의 [m]이 모두 발음됩니다. 아무래도 원래 room과 mate가 만난 'room mate'의 형태로 쓰이던 단어 이기 때문에 기존 발음인 [룸 메이트]가 쓰이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room mate가 roommate의 한 단어로 합쳐지는 과도기인 만큼 옥스퍼드 사전에는 아직 'room-mate'같이 중간에 하이픈을 이용했습니다. soul mate, house mate등 다른 mate가 들어간 단어들도 거의 다 붙여쓰는 추세입니다. 하이픈 사용과 관련해서는 'N-Screen'을 부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이 단어도 실제로는 [rumeit, 루메이트]처럼 하나의 [m]만 발음 하는 원어민도 많습니다. 'roommate'처럼 하이픈 없는 하나의 단어로도 많이 쓰이는 만큼 발음도 이에 따라서 변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room mate처럼 띄어 쓰여진 단어여도 중복된 자음의 생략이 빈번하긴 합니다. 'nice shoot', 'his space', 'bus stop', 'great tool' 등도 두 개의 단어가 띄어져 있지만 모두 연음 처리되서 [나이슡], [히스페이스], [버스탑], [그레이툴] 처럼 하나의 자음으로 거의 발음됩니다.
반대로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자음이라서 하나의 단어로만 발음되기도 합니다. 'susceptible' 같은 경우인데 [səseptəbl, 써쎕터블]처럼 중간의 's'와 'c'가 [s] 하나로 발음됩니다.
이처럼 'summer - 썸머' 같이 두 자음을 모두 발음해 버리는 잘못된 경우가 아주 많은데 쉼표를 뜻하는 'comma - 콤마', 솔벤트 같은 희석제를 뜻하는 'thinner - 신나', 차량 전면부 엔진실을 덮는 후드나 본넷을 가리키는 'bonnet - 본네트 or 본넷'도 모두 각각 [코마 / 카마], [씨너], [보닛 / 바닛]처럼 하나의 자음만 발음합니다.
재밌는 것은 위 단어들이 전부 외래어로 쓰이고 있어서 외래어 표기법이 존재 하는데 일광 절약 시간을 뜻하는 summer time의 경우 '서머 타임', thinner는 '시너', bonnet은 '보닛'으로 발음 기호에 따른 적절한 표기를 하지만 comma의 경우는 '콤마'로 발음 기호를 고려안하고 철자를 그대로 읽듯이 쓰이고 있습니다.
'coma'라는 단어의 외래어 표기법이 '코마'이기 때문에 혼동을 주지 않으려고 '콤마'라고 여전히 쓰이는 걸까요? 예전 '새너제이' 편에서 봤듯이 외래어 표기법, 특히 영어 외래어 표기법의 경우에는 기준 없이 오락가락합니다. 하지만 해당 외국어의 발음과 유사하게 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그래도 위의 예시된 대부분의 단어들이 발음과 비슷하게 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can'의 부정형인 'cannot'의 경우도 [캐낱]정도로 발음되네요. 보통 회화에서는 축약형 can't를 많이 사용하지만 특히 미국식 영어의 경우 대화중 can't와 can의 발음을 구분하기 힘든 점을 생각하면 말할 때 cannot을 can't 대신 사용하는 것도 can't의 발음에 자신 없을 경우 좋은 방법 같습니다.
참고로 일기 같은 informal한 글에서는 can't나 don't 같은 축약형을 많이 사용하지만 논문 같은 formal한 글에서는 축약형을 지양하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do의 부정형은 do not으로 can의 부정형은 cannot 또는 can not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cannot이 더 많이 쓰입니다. 원래 이것도 'room + mate'같이 합쳐진 경우라서 can not -> cannot -> can't 순으로 축약 된 것입니다. 참고로 can not도 연음 현상으로 cannot과 똑같이 [캐낱]으로 보통 발음됩니다.
이왕 나온김에 다른 예들도 적어 보겠습니다.
요새 젊은 층에서 인기 가 많은 힙합 음악에서 랩(rap)을 하는 사람은 뭐라고 하죠? 랩퍼? 영어로 rapper이기 때문에 이것도 마찬가지로 '래퍼'가 발음 면에서나 외래어 표기법 면에서나 맞는 표기입니다.
'까다롭다'는 뜻의 'picky' 또한 여기서 c와 k가 같은 발음이기때문에 [piki, 피키]로 발음됩니다. 즉, [핔키, 픽키]처럼 받침있게 소리내면 좀 다른 발음이 되버립니다. 어근인 'pick'에서도 ck가 하나의 k로만 발음되는 걸로 외우면 picky를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권 가수들 이름도 한 번 살펴보죠.
우리가 'John Lennon'을 '존 렌넌' 이라 안하고 '존 레넌 / 존 레논'이라 하는 걸 보면 summer가 '썸머'가 아닌 '써머'인걸 쉽게 알겠죠? 근데 'Madonna'는 '마돈나'라고 n을 두 번 발음해 버리는 군요. 실제 발음은 존 레논 처럼 '머다나'에 가깝습니다. Lennon은 첫 음절에, Madonna는 둘째 음절에 강세가 있기 때문에 '러난 / 르논' 또는 '마더너' 같은 발음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바랍니다.
사실 '디너(dinner)'처럼 외래어보다는 영어로 먼저 받아들인 단어들은 올바른 발음을 하지만 '썸머 타임(summer time)', '신나(thinner)', '런닝(running)'처럼 외래어로 먼저 받아들인 단어들은 잘못된 발음이 널리 사용됩니다. 일본에서도 이런 식으로 발음 하는 걸로 아는데 일본의 영향으로 이렇게 굳어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참고로 dinner에서 'n' 하나가 적은 단어인 'diner'는 [다이너]로 발음합니다. diner는 dinner를 먹는 사람을 뜻하거나 길가에서 자동차나 열차 칸 처럼 생긴('dinning car'라고 합니다) 간단하고 저렴한 식당을 일컫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간단히 요기를 때울 수 있는 포장마차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 미국 diner는 술보다는 식사를 많이 팝니다. ^^
위의 잘못된 외래어 표기나 발음 들은 일본의 영향으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소리로 단어를 처음 접하기 보단 글(알파벳, 한글)로써 또는 다른 한국인 발음으로 먼저 접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기다 글과 말을 1대1 대입해서 발음하는 게 문제점인데 발음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어의 특성상 영어도 알파벳 스펠링이 발음과 많이 일치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런 문제점이 생기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말 단어도 글자와 음성이 일치 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예시) 한라산 - [할라산]
결국 언어에 대한 오해에서 밝혔듯 언어는 '음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올바른 발음을 배우거나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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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라든가. 외국사람 이름 같은 것을 그쪽 기준에 맞춰 읽어야 하는가..우리가 편한 발음에 맞춰야 하는가..는..흠.
일단 외래어 투성이인 영어부터가...원래 발음을 중시해서 읽고 그런게 그때 그때 다르더라구요;
et cetera를 에뜨 께떼라라고 읽는 사람은 없죠.
resume는 레쥬메이라고 읽히지만, 프랑스어의 r발음이라는것은 -0-;;
예 외래어가 현지화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사람들의 스페인어나 불어등 외국어를 외래어화 하는 과정은 정말 괴랄(?)합니다. 우리 입장에선 크크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지 모르겠는데 위에 말한 단어들은 영어로 대화 할때 한국인 습관이 나온다는 점을 말한것인데 그나마 콤마 정도를 제외하고는 썸머나 신나 같은것도 잘못된 외래어 발음이라는 겁니다. 물론 언어에 맞고 틀린 게 어디 있겠습니까만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표준어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외래어의 경우도 바른 표기법을 지정하고 이에 맞춰 시험도 내고 발음도 하게 규정하는 국가라서.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건 중요하죠...light/right같은;;
그런데 악센트는 그거랑 다른 문제인데 참 이상한데 집착하는 느낌이 들어요 ;-)
김대중 대통령이 연설의 달인으로 유명하지만 그분이 전라도 사투리 쓴다고 발음 구리네 한국말 못하네
딱 이렇게 말하는 느낌인거죠;
악센트라는게 결국 사투리 개념이랑 다를바가 ;-)
혹자들이 오해하고 있는것이 "워낙 영어는 다양한 사람들이 쓰니깐 너무 발음에 신경안써도 되는게 아니냐" 라고 하시는데, 그래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것이 낫습니다. 우리에겐 별 차이없는 발음의 차이가 그네들에게는 큰 차이거든요. 특히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인도영어, 미국영어, 영국영어, 필리핀 영어 등등이 '발음'이 다르다 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intonation의 차이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이 헷갈리는 p/f, r/l의 경우 이런 영어권 화자들은 정확하게 발음해 주고 있거든요. 물론 이케아 아이케아 논쟁 처럼 이런 변이음(allophone)의 경우에 있어서 '땋 이것만이 옳으니 이것만 발음해라' 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언어의 사회성이 많이 반영되고 있긴하지만, 자음의 경우는 정확하게 발음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실제 언어 전달에는 발음 이상으로 intonation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순히 혀를 굴려서만으로는 의사 전달이 잘 되지 않음을 아신다면 좀 더 유창하고 수월한 영어 구사가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원글의 내용은 Maximal Onset Principle이라고 불리는 법칙을 잘 풀어서 설명해 주신것 같은데요 영어의 경우는 모음없이 자음이 연속되는 경우 전 음절의 받침(coda)보다는 다음음절의 두음(onset)으로 밀어서 발음하려는 경향이 셉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요.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