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수학교수인 저자가 뉴욕타임즈에 연재한 칼럼들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복잡한 수학적 개념들을 사용하게 된 이유나, 거기에 담긴 의미를 풀어서 설명해준다. 이런 책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었다. 경제학공부를 하다보면 왜 자연로그만 그렇게 주구장창 쓰는지 궁금하면서도 어쩔수없이 넘어가곤 하던 부분이 있다. 허수 i가 응용되는 방법이나, e가 중요한 이유, 방정식이 진화한 과정 등에서는 정말 수학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중고등학교때 좀 이런 방식으로 가르쳐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저자 스스로도 복잡계 이론에서 족적을 남긴 유명한 수학자라고 한다.
2. 논객시대 , 노정태
저자는 정치,시사 쪽 글쓰기를 오래해서 이름을 날렸지만, 이사람의 이름으로 된 단행본을 읽는 건 처음이다. 이 책은 각각 강준만, 진중권, 유시민, 박노자, 우석훈, 김규항, 김어준 등에 한 챕터씩 할애해서 그 사람의 주요행적과 발언을 되짚으면서 도대체 그사람은 어떠한 사람일까?에 대한 질문을 펼쳐나간다. 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너무나도 유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사회적인 스테레오타입이 이미 형성되어있다. 이 사람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거의 비슷비슷한 말들만 난무한다. 대중들의 평가가 대개 비슷하다. 하지만 노정태의 평가는 참신하다. 처음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시각을 들어보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근거가 설득력있기 때문이다. 직접 그의 책을 읽어보는게 제일 좋겠지만, 예를 들면 유시민의 정치지향적인 속성이라든가 ( 그래서 그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의 목소리가 모호하다고 그는 말한다), 김어준의 자아분열적인 특징이라든가 , 우석훈이 스스로를 C급경제학자라 칭하지만 A급 정책참모를 지향하는 그의 엇갈리는 지향이라든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3. 2번 그게 너야, 이원익
책 제목이 ' 2번 그게 너야' 이다. 저자는 정신과전문의인데, 세상 사람들을 1번과 2번으로 분류한다. 이 분류가 이 책의 핵심이다. 1번은 집중력이 있고 꾸준하며, 자기가 싫어하는 분야에도 정신적인 에너지를 잘 분배할 수 있다. 하지만 2번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꾸준함을 보이지 못하고, 여러분야에 재능이 많은듯 보인다. 예술적이고 감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정작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세상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평가기준을 기본적인 속성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2번 유형들은 소수의 특출난 예술가들을 제외하면, 자신의 기질을 극복하려고 애쓰며 일생을 허비한다.
여기까지가 저자의 1번 2번 구분이다. 한 블로거의 서평을 보고 색다르고 참신한 분류기준인 것 같아 보여서 책을 샀는데 읽어나가며 굉장히 실망했다. 저자는 이러한 기질은 타고나는 것으로 평생 바꿀 수 없는 것으로 말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또 이러한 1번, 2번 분류를 나누는데에 있어서 뚜렷한 근거가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임상경험+사례소개 로 일관하는데 귀에걸면 귀고리 코에걸면 코걸이 식으로 나와있다. 그래, 여기까지도 좋다고 치자. 제일 이상한건 1번2번 특징소개, 2번이 왜 사는게 힘든지로 책의 90%가량을 채우다가 마지막에 가서 뜬금없이 2번도 특정한 방법을 통해 1번으로 바꾸어서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후반부의 진술이 전반부의 얘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게 어이없을 뿐만 아니라, 그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2번이 1번으로 바꾸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전혀 언급이 안되어있다. 다만, 상담할때 자신의 말을 잘들을것! 을 강조할 뿐이다. 병원광고하는것도 아니고 뭔지 잘 모르겠다. 제일 중요한 방법을 나누지 않을 거면 책은 왜 쓰는지 모르겠다.
4. 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 정철진
매일경제 경제부 기자가 쓴 책인데 마찬가지로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전반적으로 어조라든가 시각이 과잉, 과장된 느낌이 있어서 나랑 별로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기억해둘만하다.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는게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느정도는 그럴 필요도 있다는 점을 지적해주는 부분, 자본이 발달하며 사회를 몰아가는 필연적인 부분에 대한 분석 등. 역시 구린 책이라도 건질 부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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