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2편까지 브라질 관련글을 올렸다가 그동안 너무 바쁜 생활로 인해 올리지 못했는데 다시 꾸준히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오늘은 브라질의 선거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께요.
브라질의 2014년 상반기 최고의 떡밥이 월드컵이였다면, 2014년 하반기 최고의 떡밥은 대선입니다.
2014년 선거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해서 27개주의 주지사, 연방상원의원 81명 가운데 27명, 연방하원의원 513명, 27개 주의 주 의원 1천35명, 브라질리아 행정수도 의원 24명도 선출을 합니다.
그 투표가 바로 2014년 10월 5일 오늘, 브라질리아 시간으로 오전8시(한국 시간 오후 8시)에 시작이 되었습니다...
브라질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고, 재선이 가능하며 3선은 불가하도록 법으로 정해져있습니다.
브라질의 선거제도에는 한국과는 다른 몇가지가 있는데요...어떤것들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투표가 의무로 정해져있다]
한국처럼 국민들의 직접투표로 대통령과 주지사를 정하는데요...이 투표가 의무제로 법으로 정해놨습니다.
브라질의 16세이상 국민이라면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야합니다.
그래서 투표일이 일요일로 정해져있고, 이날은 술 판매가 금지됩니다.
만약에 이날 투표를 하지 못한다면, 30일이나 60일 이내에 투표를 하지못한 사유를 증명할 서류를 지참하여 연방경찰서에 제출해야하며, 60일을 넘어가거나 사유가 없다면 벌금을 물게됩니다.
벌금은 기한을 넘길때마다 조금씩 인상이 되는데, 첫날에 바로 내면 1.05 헤알(한국돈으로 440원정도), 한달 이상을 초과하면 35.14헤알(한국돈으로 15500원 정도)를 내게 됩니다...신기한건 계속 벌금이 올라가는게 아니라 35.14헤알 이상으로는 벌금이 오르지 않습니다...
사실 벌금으로 봤을때는 에이...투표 귀찮은데 그냥 벌금내고 말지..하는 수준이라고 볼수가 있겠죠.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여러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됩니다.
마치 대한민국 남성이 병역을 필하지 않았을때 문제점과 비슷하죠...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권을 만들수가 없고,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수도 없습니다.
한국젊은이들의 투표율에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런 브라질의 투표제도를 보고 한국도 이렇게 강제성을 띄어야한다! 그래서 선거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게 해야한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내에서는 이 의무투표제가 후진국스러운 발상이고 선진국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 의무투표제를 없애고 다른 선진국처럼 자유롭게 투표를 할수있게 해야한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2.투표가 전자투표로 시행된다]
종이에 도장을 찍어 투표하는 한국과 다르게 전자투표를 시행합니다.
마치 공중전화의 넘버패드와 비슷하게 생긴 버튼이 있고, 화면에 후보자의 번호가 뜨면 그 번호를 눌러서 투표를 합니다.
이 전자투표제도 덕분에 약 1억 5천만명 정도 되는 유권자들의 득표상황을 1시간 이내에 집계하여 결과를 볼수있습니다.
직접 개표를 하는 한국과는 다르죠.
[3.대선에서 후보자가 과반이상의 표를 받지 못하면 2차투표를 시행한다]
투표가 끝난 이후에 결과가 나왔을때, 후보자가 50%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면 두번째로 표를 많이 받은 후보자와 2명이 재투표를 통하여 대통령을 뽑게됩니다..이때는 과반과 상관없이 많은 득표를 받은 후보자가 당선됩니다.
2차 투표까지 가게되면 2차투표는 10월 26일에 시행하게 됩니다.
한국과 비교해보자면
17대 대선 투표율
이명박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18대 대선 투표율
박근혜 51.6%
문재인 48.0%
이렇게였는데, 브라질이였다면 17대때는 이명박vs정동영 후보로 2차투표를 시행하게되고, 18대때는 박근혜 후보가 50%를 넘겼기 때문에 2차투표를 시행하지 않고 바로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다른 투표들도 시행하게 되지만 대선이 제일 중요한 투표이기에 주요 후보 3인방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리죠
1.지우마 호세프(66,여) 노동자당(PT)
브라질의 현 대통령이자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입니다.
1980년 지금 제가 살고있는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서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지방정부의 재무국장과 에너지부 장관 등을 지냈습니다.
2001년 노동자당(PT)에 입당해 룰라와 인연을 맺은 호세프는 2003년 1월 룰라 대통령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되었스며 2005년 6월에는 수석장관인 정무장관에 기용돼 5년 가까이 재직했죠.
지우마는 2010년 대선 이전에는 어떠한 선거에도 출마한적이 없었으나, 룰라 전 대통령의 지원 하나만으로 엄청난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되었습니다.
2.아에시우 네비스(54,남)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정치가문에서 자란 네비스는 20대에 일찌감치 정계에 입문하였습니다. 1983년 당시 미나스제라이스 주지사였던 외조부 탄크레두 네비스의 개인 비서로 일했고, 1986년에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후보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돼었죠.
네비스는 1990년대 들어 브라질사회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2001년에는 미나스제라이스의 연방하원의장으로 선출되었고, 2002년과 2006년엔 미나스제라이스의 주지사로 선출되었습니다.
2001년 연방하원의장이던 당시에 브라질의 대통령,부통령이 외국 순방에 나서면서, 3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3.마리나 시우바(56·여) 브라질사회당(PSB)
시우바 후보는 여성후보이고, 환경부장관을 역임하였으며 2010년 대선 당시에도 출마하여 1차투표에서 19.33%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시우바는 비록 3위에 그치며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지만, 2천만 표 가까운 득표력을 보이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오르게 되었지요.
원래 시우바 후보는 이번 대선에 신당창당후에 대통령 후보직 등록을 통해 대선에 출마를 하려고 했으나 정당 설립요건에 미달이 된다고 하여 신당창당에 실패하게 됩니다.
그후에 브라질 사회당과 손잡고 부통령 후보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대통령 후보중의 한명이였던 에두아르두 캄푸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게되고, 시우바는 캄푸스를 대신에 사회당 소속으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게 됩니다.
브라질 대선의 트렌드도 역시 경제문제죠...월드컵 유치로 인한 재정악화, 물가상승 등에 따른 서민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구요.
지우마 후보의 재선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사는 브라질 남부지방은 경제적으로 다른 주들과 비교했을때 우월하고, 백인 이민자들의 후손이 많기에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편입니다...룰라대통령이나 지우마의 초선당시 투표율에서도 노동자당이 아닌 다른 정당의 후보들에 더 많은 지지를 던지기도 했구요.
몇달전까지 지지율은 지우마>시우바> 네비스 순서로 나왔으며, 만약에 2차투표까지 가는 상황이 나온다면 네비스 지지자들의 표를 업은 시우바가 당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우마가 재선에 성공할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네요..물론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2차투표까지 가게 될거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상 득표율을 분석해보면 브라질의 다음 대통령도 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네요.
한국에 있는 여러분들이 자고 일어났을때 쯤이면 대선 결과가 나오게 되겠네요.
다음 글에서는 더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추가로 질문] 글에서 제가 브라질의 선거제도와 한국과의 차이 3가지를 알려드렸는데요.
만약에 한국 선거가 브라질과 동일하게 3가지를 갖추었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투표율이 올라가게 될거고, 전자투표이기에 개표에 대한 논란은 지금보다도 더 심할테고, 2차투표까지의 3주라는 시간은 양 후보에게는 지지율을 뒤집고도 남을만한 엄청난 시간이라고 보여지는데 말이죠..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