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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25 10:18:39
Name GogoGo
Subject [일반] 사랑해요, 엘지!!
미취학 아동이던 80년대.
해태 타이거즈를 응원했습니다.
저는 그 때도, 지금도 강한 팀이 좋거든요.

학교에 들어가던 1990년.
새로운 팀이 생겼어요.
제가 살고 있는 서울이 연고라네요.
게다가 그 팀은 강했습니다.

1992년의 어느 일요일.
아버지 손을 잡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응원하던 그 팀이 3:0으로 이긴 경기였지요.

1993년 어린이 회원이 되었습니다.
팬북이 너덜너덜할 때까지 넘겨보았고,
중계가 귀하던 시절 아침이면 신문에서 전 날 시합 결과를 찾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1994년의 가을 밤.
잠실 구장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보며
거실에서 혼자 티비를 보던 저는 감격의 비명을 질렀습니다.

중고등학교때는 운 좋게도(?) 잠실 야구장 근처의 학교를 다녀서
친구들과 수없이 야구장을 드나들었어요.
종례가 끝나면 야구장에 달려가 약속한 친구들 몫의 표를 사고,
때로는 오기로 한 녀석이 못 와 암표를 팔기도 했죠.

대학에 들어오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선수들은 하나 둘 떠나갔고,
그 과정에서 안 좋은 말들도 많이 퍼졌습니다.
제가 처음 좋아했던 팀은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은 강팀이었는데,
지금 우리 팀은 조롱의 대상입니다.

그래도 저는 그냥 엘지가 좋아요.
처음에는 '잘하는 서울팀'이라서 엘지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냥 엘지라서 좋습니다.

14년 동안 홈플레이트를 지켜온 선수와 안 좋게 이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7년 전 그 선수를 떠나보낼 때가 떠오르게 해 너무나 속상하지만,
그래도 그냥 엘지라서 좋습니다.

앞으로도 아마 그럴거에요.
언제까지 꼴찌라고 조롱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수와 어떤 식으로 이별을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래도 이 팀을 응원할겁니다.

어쩌겠습니까, 제 팔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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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
11/11/25 10:25
수정 아이콘
이제는 초탈했습니다만, 어쨌든 내년에도 저는 잠실에서 엘지를 응원하며
호구짓을 하고 있겠죠. 흑흑
엘팬들 다같이 힘내요 우리.
11/11/25 10:27
수정 아이콘
네.. 이게 맞죠.. 언젠 우리가 야구 잘해서 좋아했습니까? 그냥 엘지팬이니까 엘지팬인거지... 암흑기도 버텼는데 이거 못버티려구요.. 그리고 팬들 떨어져나가는거 아쉽지만 한편으로 좋은 점도 있네요... 불과 2008년까지만 해도 일요일 오후 경기 현장구입으로 제일 좋은 응원석 갈 수 있고 그랬는데... 요샌 표구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흐흐..
11/11/25 10:39
수정 아이콘
네 내년봄엔 또 야구장 가겠지요.. 크크
白首狂夫
11/11/25 10:55
수정 아이콘
저도 93년부터 엘지팬이였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였던 저에게 잠실야구장에서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신나게 달리는 야구를 하던 엘지트윈스가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대세(?)였던
해태나 삼성보다 더욱 멋있어 보이더군요..
결정적으로 야생마 이상훈 선수가 너무 잘하기도 하고 멋져보여서
이 팀의 팬 노릇을 하기 시작했지요.

04년 이후 순fe 사태와 작금의 사태를 겪으면서 악만 남은 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군요..
하지만..시즌이 시작되면 306블럭에서 술에 취한채 미친듯이 저주를 섞은 욕을 내뱉겠죠..네..ㅠㅠ
KillerCrossOver
11/11/25 11:48
수정 아이콘
제목은 역설적인 의미로 쓰셨음이 뼛속까지 느껴지네요. 엘빠들에겐 그닥 반갑지 않은 말..흐흐..

뭐 어쩌겠어요. 우승주가 점점 명품-_-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위안으로 삼아요 우리..ㅠㅠ

피쟐에 모든 엘빠님들..내년에 우리 울부짖는 직관 함 같이해요. 기꺼이 그물망 타드릴께요 크 [m]
지나가다...
11/11/25 11:57
수정 아이콘
뭐,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이겠죠. 그냥 마음 편하게 구경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있을 겁니다. :)
조선소일용직노동자
11/11/25 11:57
수정 아이콘
80년대 중반생에 잠신중 잠신고 테크신가요?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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