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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11 10:51:13
Name Animako
Subject [일반] 놓치치 말아줘
#1 솔직히

솔직한것은 좋은것이다.

하지만 저 단어를 남발하면 듣는입장에서 "그렇다면 나는 거짓말쟁이인가" 라는 느낌이 든다.

이것은 인터넷 댓글 토론(이라 쓰지만 키워배틀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에서 특히 그러한데, 나는 처음부터 거짓이나 과장된

표현을 쓰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음에도, 상대방이 [솔직히, 솔직히 말해서,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봅시다] 등의 이야기로 시작하면

(조금 오바하자면) 밑장을 빼지 않았음에도 손목이 붙잡힌 고니가 된것만 같다.

프로게이머나 스포츠선수의 인터뷰에도 습관적으로 솔직히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는 경우를 보는데,남발하면 남발할수록 오히려 더

그 선수의 과거나 진정성에대한 의구심이 드는 부작용의 위험도 겸하는것 같다. 뭘 자꾸 솔직하게 이야기한단 말인가, 팬인 나는

그선수를 의심한적이 없는데..



# 2 이중질문

이중계약 만큼은 아니지만 조심해야 할것이 이중질문이다.

사회인 야구때문에 같이 운동하는 친구에게 글러브에 대한것을 물어보았다.

친구는 자신이 아는 정보를 최대한 친절히 이야기해주엇고, 나는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 의견에 따르기로 했었다.

하지만 불현듯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고싶어 야구단 홈피에 질문글을 올렸고, 이것은 그 친구가 내게 약간의 서운한

감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자신이 자세하게 신경써서 알려주었는데, 그 내용을 가지고 또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자기가 모르게나

하던지) 질문을한다는 자체가, 그사람을 서운하게 만들수 있다는것을 그때는 몰랐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가지고, 후임이 물어본다. 이것은 진행가능한 건인지.

여러가지 조건을 듣고나서 이것은 그래도 진행이 가능하다고 대답해주었다. 찜찜한 구석은 있었지만 진행불가를 선언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후임이 내 이야기를 듣고는 자리에 다시 가서 앉았는데, 10분후에 같은 내용을 가지고 파트장님에게 가서 다시

문의하는 장면이 내 눈에 보였다. 이런 젠장, 처음부터 파트장님한테 물어보던지 , 친구야 미안하다

물론 나도, 후임도 첫번째 답변자 =_=;; 를 무시해서 그러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다른이에게 같은내용을 질문할때는(그것이

특히나 업무규정이라던가.. 누가대답해도 같은 내용의 사항이라면) 첫 답변자가 의식하지 않게 행동하는것은 어떨까 싶다




#3 내가 그걸 몰라서 그랬겠니?



이것.. 위험하다. 특히 직장 상사에게 이걸 시전하면 당신은 레쓰비라도 하나 사서 윙크와함께 전달하는것을 추천한다.

알기쉽게 스2의 예를 들겠다. 스투를 조금 아는 동생이 무려 마스터인 이몸의 경기를 보고있다고 치자.

나는 최신 트렌드(비상4테)를 충실히 반영하는 인간으로, 소위 말하는 테타늄이었고, 상대방은 플토다.

경기는 바야흐로 200-200 , 유령과 고위기사의 활용이 경기의 승패를 가름하는 때였다.

스캔을 뿌리자 환류를 걸기위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고위기사들이 보인다, 나는 유령으로 고위기사들에게 저격을 뾱뾱뾱뾱! 날린다.

그러자 동생녀석이 "형 이엠피를 쓰면 한방에 고위기사가 다 쓸모없게 되는데..."

.....이녀석이 지금 [마스터인데 알고봤더니 직장인]에 대한 강력한 프라이드를 소유한 이몸에게 초딩적 조언을 시전한다.

이엠피는 강력하다>>하지만 환류보다는 사정거리가 짧고 범위계열이라 맞추기가 어렵다>>유령은 피보다 마나가 더 많은 유닛으로

자칫하면 환류를 걸때마다 유령이 죽어나갈수가 있다>>차라리 환류보다 사정거리가 긴 저격을 여러방 맞춰 없애버리자

이 토탈 프로세스를 깔끔히 쳐묵하고 내게 근시안적 방법을 제시한것이다. 내가 그걸 모르겠니?.. 하지만 너가 모르는 이유가 있어서그래


이것을 회사생활에 대입해보자, 사회초년생인 나는 규정된 가이드나 줄줄 외우며 업무에 대입한다. 하지만 모든 회사의 업무가

규정과 가이드에만 진행될수는 없는법, 그것이 야매이든 히든 가이드=_=;; 이든 예외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회사에서는 상사,사회에서는 윗사람이 가이드에 맞지 않는 업무를 발견했을때,혹은 정황상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했을때,

우리는 그사람에게 "어, 이건 이렇게 해야하는거 아닌가요?"라고 물어보기보다 "이사람이 과연 이것을 몰라서 이렇게 했을까"를

먼저 생각해보는것이 중요하다.



아..참고로 [솔직히]말하는데, 내가 그 플토전을 지고 빡x서 이 글을 쓰는것은 아니다.



쓰고나니 김치찌개님 제목이=_=;; 쿨럭.. 저는 김치찌개님 유머게시물 애독(?)자로.. 사랑하지는 않지만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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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1/11/11 10:52
수정 아이콘
웃어도 되는거 맞죠? :) 재미있는 글이에요
Darwin4078
11/11/11 10:57
수정 아이콘
본격 웃프는 글..^_ㅠ
자유수호애국연대
11/11/11 11:20
수정 아이콘
재치있는데다 짧지만 의미깊은 글 잘봤습니다.
그런데 좀 깨알 같은 태클이지만;;;
환류는 사거리가 9고, EMP와 저격은 사거리가 10입니다ㅠㅠ

동생분의 의문 역시 나름 타당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11/11/11 11:32
수정 아이콘
으아니 이것은 본격 입스투 강제인증 댓글 ㅠㅠㅠ

그렇군요..저는 맨날 이엠피쓰러가면 쓰기도전에 환류에 당해서.. 저의 컨미숙이었군요

그럼 윗 본문은 "경험상 이엠피 쓰기도전에 타겟형식의 환류를 이길수 없어서 , 같은 타겟팅이지만 사거리는 더 긴 저격을..."

로 정정하겠습니다. 동생아 보고있니? 미안하다..(하지만 범위는 맞추기가 어렵단다..흐흐흙)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OutOfControl
11/11/11 11:41
수정 아이콘
으잌.. 글쓴이님의 일번 삼번 항목응 심히 공감합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가 들어간 댓글은 제가 똑똑하다고 수긍하게 되는 댓글이 아닌이상 매우 빠른 속도로 읽고 버린 지 오년이 되가네요. 삼번 역시 훨씬 똑똑한 댓글러한테 그보다 낮은 사람이 진술형 문장으로 답답하다는 듯이 무엇을 설명하면 이상할때가 많고...
JavaBean
11/11/11 12:21
수정 아이콘
음.. 저도 자유수호애국연대님 말씀처럼 '~한 것 같습니다.' 와 종류의 말투를 잘 안쓰려고 합니다.
물론 사석에서는 그런 말투를 마음놓고 씁니다.
그런데 업무중에는 정말 안쓰려고 노력합니다. 자신의 말에 책임감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봐서요..
PoeticWolf
11/11/11 12:2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뻘글이지만.. 누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마스터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심히 좌절하고 있습니다. 재능이란게 있긴 있군요 ㅜㅜ
11/11/11 13:13
수정 아이콘
스원을 제법 많이 해와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 토요일같은경우 하루를 꼬박 투자하죠 =_=;;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Siriuslee
11/11/11 12:37
수정 아이콘
1번의 경우, 제가 모의면접을 한번 받아본적이 있었는데,
그때 면접관님이 말씀해주셨죠.

'솔직히' 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럼 전에 말한것은 거짓말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하시더군요.
당연히 솔직히 이야기 해야 하는건 원칙이지만, '솔직히' 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게 좋다구요.
몽키.D.루피
11/11/11 16:25
수정 아이콘
솔직히는 강조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무의식중에는 어떤 의미를 담는 지는 모르겠는데 솔직이라는 어휘를 썼다고 해서 듣는 사람을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만든다거나 말하는 사람의 다른 말이 거짓말처럼 들린다거나 하는 일은 좀 오버 같네요. 뭔가 강조는 하고 싶고 자기 속을 다 뒤집어서 보여줄 수는 없고 이런 심정에서 솔직히, 혹은 인터넷용어로 솔까말, 이런 단어를 많이 사용하죠.
거북거북
11/11/11 22:26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3번은 최근에 교수님에게도 들은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라 (보스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너희가 갖고 있는 정보보다 훠~얼씬 많다) 더 공감이 가고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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