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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3 21:43:26
Name christal
Subject [일반] 애엄마스러운 걱정;;;
오늘 난리가 났었죠.
아이가 장염이라 병원 다녀오다가 친정어무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금 이동중이시라 뉴스 확인 못하신다고 한 번 알아보라고요.
저는 또 제가 강원도 사는지라 걱정해서 전화하신 줄 알고 진정시켜드리려
'에 엄마 괜찮아. 총알쏴도 여기까진 안와~' 이랬죠.
(이때까진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

그때부터 어무이의 욕 한 판(평소에 전혀 욕 안하십니다.)
'야!!!! 내가 니 걱정하는 줄 알어?! 니 동생이 낼 모레 입대인데
니네 집까지 총알이 닿건 말건 그건 걱정도 안돼! 빨리 뉴스 보고 전화못해?!!!'

네.. 전 무심한 누나였던 겝니다;
동생 입대일을 깜박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뉴스 틀고
방으로 뛰어가서 애 기저귀 있나부터 확인...
평소엔 천기저귀 사용하지만 피난;가면 종이기저귀 가져가야할테니까요.
혹시 몰라 던져놨던 사용한 천기저귀 부랴부랴 세탁기 돌리고
물티슈도 있나 확인...
물티슈10개, 기저귀 2팩 오케이~
쌀 있나 확인... 쌀도 얼마전에 사놓은 10kg 짜리 반이상 ok~
근데 전기밥솥 말고 그냥 밥은 할 줄 모르는데 어쩌나;;;
물?! 우린 수돗물 빗물 먹어도 장염걸린 애 끓여는 먹여야지~ 없네!!!!
버너 있고 부탄가스! 애 물 끓여먹이려면 부탄가스!! 2개 있네 더 구매~
라면! 헉 3개!

그래서 유모차 끌고 부랴부랴 마트 갔습니다;
가는 길에 현금도 좀 뽑고...
갔더니 평화롭더군요...
라면코너 부탄가스 코너에는 저와 몇몇 할아버지, 할머니만이;;

너무 오버했던 건가 싶기도 하지만요.
장염걸렸지만 그래도 시장간다고 신나서 뛰어다니는 애 보면서
우린 고생해도 저건 고생함 안되는데... 이를 어쩌나...
애라도 비행기 태워서 독일 출장가 계시는 친정아부지께 보내야하나
뭐 이런 생각이;;;

네....
뉴스에서 하지말라는 사재기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ㅠ.ㅠ
핑계로 들리실수도 있지만 아이가 있다보니 안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처럼 더 이상의 피해없이 이번 사태가 진정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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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3 21:35
수정 아이콘
그래도 우리 국민들의 대처가 예전보다는 많이 현명해진 것 같아요.......안전불감증 혹은 안보불감증이 아닐거라는 전제 하에 말이죠

예의주시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생업에 최선을 다해야죠....저는 학생이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데...흙
맥주귀신
10/11/23 21:39
수정 아이콘
지극히 당연한 걱정입니다.
사실, 사재기가 좋지 않다는 건 국가차원에서의 생각이지, 개인에게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일 뿐이에요.
10/11/23 21:49
수정 아이콘
새삼 드는 생각인데...
어머니는 강하군요.
10/11/23 21:54
수정 아이콘
동생분 내일 모래 입대라....이런 뒤숭숭하고 좋지 않은 시기에 입대하셔서 더 힘드시겠네요.
우리국민들은 대단한거 같습니다. 전쟁이 나면 뭘 해야할지 다 알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씁쓸한거 같습니다. 동생분 무사히 갔다오실겁니다. 걱정 마시고..

또 풍경님 댓글처럼 어머니는 강하신거 같네요.
pleiades
10/11/23 21:50
수정 아이콘
어머니는 강하다...맞는 말씀 같습니다.
써니티파니
10/11/23 22:02
수정 아이콘
동생분을 깜빡하신건 동생본인께 들으면 조금 아쉬워하시겠는데요? 크크-
누님도 강해지셔야죠.
Lainworks
10/11/23 22:49
수정 아이콘
라면은 유통기한과 취식난도로 따졌을때 비상시 식량으로는 그닥입니다. 참치통조림같이 조리 없이 먹을수 있는걸 사는게 훨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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