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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5 18:01:40
Name 모모리
Subject [일반] [만화] 카페 알파 - 아시나노 히토시
# 블로그의 글을 옮긴 것으로, 반말체가 싫으신 분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황혼기에 사라져가는 인류를 보고 느끼고 남기기 위한 로봇의 이야기






  언덕 위에 위치한 작은 찻집인 '카페 알파'는 훌쩍 여행을 떠난 주인 대신 '알파'라는 로봇이 지키고 있는 가게다. 세상의 황혼기. 찾는 손님도 없이 한가롭기 그지 없는 카페지만 약속된 멸망에 의해 사라져가는 것 ― 세상을 살아가는 인류, 그들의 인연, 그들의 추억이 서린 장소 등을 위해 카페 알파는 오늘도 영업 중.



  이 만화는 느긋하다. 한가롭다. 심심하다. 그러나 따뜻하다. 그러나 쓸쓸하다. 작품 내에 계속 깔려있는 쓸쓸함. 작가가 가장 집중해서 그려낸 것은 쓸쓸함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요츠바랑!과 함께 일상물 중에서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만화다. 요츠바랑!이 요츠바의 즐거운 일상을 신나게 그려냈다면 카페 알파는 알파의 싱거운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 만화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요츠바랑!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그리고 카페 알파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재밌게 그린다.

  작품의 분위기는 아주 따뜻하다. 그러나 밝지 않다. 기묘한 역설. 이 만화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 요인이다.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재미없는 일상. 그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 그들 사이에 이어진 인연의 끈. 그 끈을 타고 퍼지는 사람을 초월한 '존재'사이의 정. 그런 모습에서 독자는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세계의 멸망이라는 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절망을 느끼는 시기는 지났다. 일종의 자포자기에 가깝게 모든 것을 초월한 그들이기에 존재하는 그 자체에 대해 한없이 너그러울 수 있는 것이다. 읽는 내내 느껴지는 뭉클한 감정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 만화는 월간 잡지 애프터눈(이 잡지 소속 유명한 만화로는 오 나의 여신님, 기생수, 크게 휘두르며 등이 있다) 소속으로 140화의 총 연재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휴재한 적이 없는 미친 성실함을 보였다. (누가 막 떠오르네.)



  치유계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훈훈한 만화다.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드는(그러나 그 미소에는 씁쓸함도 같이 담겨 있으리라) 만화.

  이 작가의 재능은 지독하게 악마적이어서 알파의 단순한 일상 ― 주변을 돌며 사진 찍거나, 커피를 한 잔 마신다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옆 마을로 가서 필요한 것을 사오거나 하는 일 따위로도 독자에게 편안함, 안도감, 부러움, 즐거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지나치게 느긋하고 높낮이가 없기 때문에 취향의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만화이기도 하다.

  이미 완결은 되었으나 뿌려 놓은 떡밥 중에 회수된 것이 개뿔도 없다. (작가가 후속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작가의 다른 만화 - 커브의 이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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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5 18:03
수정 아이콘
모모리님 .. 요즘 공부는 안하시나요;;
무지개곰
10/08/05 21:36
수정 아이콘
음 훅 땡기네요
얼마전에 신장판?!? 이 나왔다던데
한번 구입해서 봐야겠네요
카오루
10/08/05 21:37
수정 아이콘
한달전즈음에 알게되어서..

1~13권 순식간에 구매하고 미친듯이 완결권을 찾아다니지만 못찾고 있는..
그어떤 치유계나 일상을 그린것보다도 제 마음에 꽂혔습니다.;
thunder3000
10/08/05 21:4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아리아같은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그런 비슷한 부류인가요??
모모리
10/08/05 22:14
수정 아이콘
아아 댓글이 이렇게 반가운 적이 없습니다. 정말 괜찮은 만환데 댓글이 전혀 안 달려서 아쉬웠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 게시물을 보고 이 만화에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10/08/06 02:00
수정 아이콘
그림체는 좋고 평화로운데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1권에서 접었습니다.

다시 한번 볼까 생각해보네요 이글을 읽고
Lainworks
10/08/06 02:10
수정 아이콘
사실 따져보면 엄청나게 우울한 세계관을 갖는 SF 만화...
치유계쪽에선 원조 취급 받는 물건이라 물량도 적었고 구하기도 힘들었었죠. 아마 13~14권 발매할즈음에 전권을 재발매했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13~14권은 더 구하기가 힘듭니다(.....)
SaintTail
10/08/06 03:11
수정 아이콘
어? 13~14권 그냥 홍대나 동대문 가면 구할수 있지 않나요? 제가 너무 쉽게 구해서 그런건가 -_-
뭐 여하튼 신장판이라는게 나오긴 했는데 8000원이던가 -_-; 책에 금칠을 한건지 양장본을 뜬건지 1~2권을 겹친건지는 모르지만
비싸서 살 생각은 없군요. 하긴 신부이야기도 비싸게 나왔으니... 만화책이 안팔리니 책을 사는 극소수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우게 하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요즘은 만화책값 비싸져서 사기도 힘들어요 젠장
혼돈에카오스
10/08/06 14:30
수정 아이콘
후반부로 갈수록 조용하게 쓸쓸해지지요. 저는 괜히 우울해지고 싶을때 마지막 권을 봅니다.
Naught_ⓚ
10/08/10 20:16
수정 아이콘
요츠바랑!은 평범한 일상의 비범한 일면을..
카페 알파는 비범한 일상의 평범한 나날들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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