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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9 15:39:57
Name 늘푸른솔
Subject [일반] 진달래 - 이영도 -
읽지는 않았지만 판타지 소설 쓰신 이영도 씨라는 분이 계시던데.. 그 분 시 아닙니다~~

진달래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 날 스러져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오늘 랩미팅이라 그냥 지나갈뻔 했네요.
정신 안 차리면, 진달래 꽃비가 온 나라에 또 내릴지 모릅니다. 암요...


* 이영도 시, 한태근 작곡, 노래를 찾는 사람들 4 수록곡 '진달래'
mms://mms.plsong.com/plsong/song/nochatsa/album4/nochassa_4_07.wma

김은희씨 목소리에 취해서 한참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5시부턴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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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nysun
10/04/19 16:20
수정 아이콘
좋은 곡 감사합니다.
민가는.. 지금은 부르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타 잡고 부르고 싶은 생각이 많습니다.
대학생활할 때 이맘때쯤 기타들고 풀밭에 앉아 많이 부르고 했는데.. 그립군요.

다시 살아 부르는 노래를 선배들이 그 노래의 탄생배경을 말씀해주시면서 불러주던 그때.. 첨으로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더군요.
10/04/19 17:30
수정 아이콘
정운 이영도 시인의 시군요. 아마 지금은 타자 이영도 씨가 더 유명하겠지만
이영도 씨가 드래곤 라자를 쓰기 이전, 1980년대의 문학청년들에게 가장 센세이셔널한 이름은 바로 정운 이영도 시인이었을 겁니다.

혹시 청마 유치환 시인을 아시나요? 극작가 유치진 씨의 동생이고, 교과서에도 몇 작품이 실린 분이죠.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님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참 애절한 연모의 정이 아닙니까? 대체 누가 청마의 사랑에도 뭍같이 까딱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 청청한 절규의 대상이 바로 당시 이십대 후반의 미녀 교사, 정운 이영도 시인입니다.
1980년대 전국의 문학소년소녀들을 강타했던 연가 모음집(?!)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 를 아시나요?
유치환 선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직후 발간된, 유치환 선생과 ... 그렇습니다! 바로 정운 이영도 시인과의 서간집이죠.
쉽게 말해서 러브레터 컬렉션 본지 독점공개!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우 아름다운 책이랍니다. 당시 베스트셀러기도 했구요.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여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이 시조를 쓴 시조시인 이호우 선생님의 동생이 정운 이영도 시인입니다. 그 시대는 특이하게 남매가 예술적 기질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프프. 아무튼 남아 있는 사진만 보아도 이영도 시인은 굉장히 수려한 이목구비, 단아한 눈매, 정갈한 옷차림의 전형적인 미녀분이셨답니다. 심지어 할머님이 된 사진을 보아도 아 참 곱게 나이드셨다 할 정도지요. 이 분은 갓 스무살이 되자마자 시집을 갔다가 남편을 여의었는데, 그후 부산-통영 일대에서 교사로, 혹은 대학 강사로 계셨지요. 이때 거의 열 살 차에 육박하는 청마 유치환을 동료 교사로 만나게 됩니다.

나의 창작에 대한 열정은 뭇 여인들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고 고백했던 청마 유치환은 당시에도 유부남이었는데, 첫눈에 이영도 시인을 보고 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플라토닉 러브는 청마 유치환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기 직전까지 이어졌지요. 사고 전날, 청마는 이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이영도 시인은 냉담하게 끊었다고 합니다. 무슨 내용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다음날, 시내버스의 교통사고에 휘말린 청마는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청마의 사후, 이영도 시인이 그와의 '연애편지'를 모아 출간한 것이 바로 저 서간집입니다.
저도 나중에 싸이월드 다이어리라도 모아서 출간...헛소리였구요,
혹시 통영에 가실 일이 계신 분은 이호우-이영도 남매의 생가나, 유치환 시인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으실 겁니다.
가본 지인들의 말로는(대부분 문창과나 극작과 출신입니다) '쓸만 하다'고 하더군요.


p.s : 청마 유치환의 결혼식 당시, 꽃을 들고 신랑 신부 앞에 입장하는 화동 역을 한 소년이 바로 '꽃'을 쓴 김춘수 시인입니다.
늘푸른솔
10/04/19 18:40
수정 아이콘
제가 쓰는 글엔 판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광입니다~
Thanatos.OIOF7I
10/04/19 18:45
수정 아이콘
판렐루야.. 그 구원의 손길을 문학에서까지 뻗치소서.

그나저나 언젠가 판님을 추적해 정체를 밝히고픈 욕망이..-_-!!
연애심리학, 춤, 문학, 동물학.. 그외 기타 등등 흠 흠.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지만, 판님이 다양한 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하고 계신다기 보단,
활자중독(비하의 의미는 아닙니다-_-)수준의 대단한 독서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영도가 언급되어서 떠올랐는데 마치 드래곤 라자의 '칼 헬던트' 캐릭터 같아요.
그래서 혀를 내두를 수준으로 정말 많은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게 아닐까..하는..
ThinkD4renT
10/04/19 19:52
수정 아이콘
판렐루야~!!!
아 정말 PGR이란 곳은... ㅡㅡ;;

어제까지 유게 보면서 의학사이트인줄 알았는데...
오늘은 또 국문학 사이트라니...

도대체 PGR은 뭐 하는 사이트 인가요??????????????
에이매치
10/04/19 21:03
수정 아이콘
판렐루야..!
게시판 하나 생겨야할듯...
무엇이든 판님에게 물어보세요~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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