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징징대는 글을 싸이도 아니고 pgr에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고 첫 주에는 방송국에서 애도의 뜻을 보내고 국민 정서를 고려하여 대부분의 예능 프로가 결방했죠.
사실 제 입장에서는 결방하는 것 자체가 별로 수긍이 가질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방송국의 방침이 그러하다면 제가 영향을 줄 수 없는 부분이고, 또 많은 분들이 같이 슬픔을 나눠야 하지 않느냐고 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한 주가 지났습니다. 여전히 예능프로그램은 결방 중입니다.
네. 뭐 어쩌겠습니까? 아직까지 인양이 되지도 않았고 여전히 국방부와 언론은 삽을 푸고 있으니 말이죠.
진짜 이번 주만 참고 지나가면 오늘은...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개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3주째 쭈~~욱 결방하는 프로그램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 중에 제가 유일하게 TV로 챙겨보는 (스타를 제외하고) 개그콘서트가 끼어있어서 정말이지 착잡한 기분입니다-_-;
같은 예능 프로인 1박 2일은 1주일 밖에 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개콘은 여태껏 쉬고 있는 걸까요?

정말이지 유가족과 순국하신 분들에 대한 애도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분량 확보 및 휴식을 위한 것이라는 게 더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애도하는 건 좋은데 왜 그 시간에 스펀지 같은걸 틀어주는지 모르겠네요. 스펀지는 보고 웃고 떠드는 프로그램 아닌가요?

저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즐기는 취미생활을 강제로 3주 동안이나 못하게 되어서 슬픕니다.
제가 보기에는 3주나 결방한 것에는 어떠한 정당한 명분도 없고 뚜렷한 목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이 정도로 쉬지는 않았단 말입니다.
만만한게 개콘인가요? 일관성 없는 KBS의 대응에 힘이 빠집니다.

일요일의 끝을 알리면서 월요일부터 힘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제 삶의 엔돌핀을 돌려주세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