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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16 16:06:30
Name ThinkD4renT
Subject [일반] [김 광 석] 나를 슬프게 하는 음악...
사랑했지만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건... 대학교 1학년 축제때라 생각됩니다...
밤늦은 시간에 술취한 상태로 교정을 걷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구슬픈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갔었지요...
그곳에서는 김광석이라는 가수가 '사랑했지만'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더군요...
목소리가 어찌나 애잔하고 슬프던지 몸에 약간의 전율이라는걸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김광석이라는 가수에 빠져... 김광석 노래만 듣고 다녔지요...
그러고 군대를 갔는데...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에도 한번 못 가 본게 아쉬워...
제대하면 꼭 콘서트에 가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군생활중 아침라디오에서 김광석 사망 소식을 듣고... 그날 밤 몰래 술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ㅠㅠ

김광석 노래들은 들으면 들을수록 슬퍼집니다...
제가 남자라 그런지... 남자의 목소리에서 매력을 느낀건 김광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목소리에 한(恨)이 서려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전 그렇게 느껴집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이 한(恨)이라는 정서는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라는 영화에서 명창이되기위해 일부러 눈을 멀게해 한(恨)을 심어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만...
조지훈의 '승무'라는 시로 이야기 할까 합니다...
'승무'라는 시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는 시인데...
이 시를 이해하려면 '승무'라는 춤 자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승무라는 춤은 절에서 비구니가 세속과의 인연을 끊기 위해 추는 춤이 승무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인해 인연을 끊기도 어려운데 세상자체와 모든 인연을 끊는다는건 굉장히 어렵겠지요...
이 어려움을 비구니는 승무라는 춤으로 자신의 모든 슬픔들을 아무도 보지 않는 밤늦은 시간에 혼자 외로이 달래고자 합니다...
'승무'라는 시는 이 어려운 과정을 멀리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본 시입니다...
이 '승무'라는 시에 한(恨)이라는 정서가 잘 표현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승무(僧舞)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전에 막걸리 파는 곳에서 종종 김광석 노래를 듣곤 합니다만....
김광석의 목소리에서 저는 이러한 한(恨)이 느껴져서 그런지 항상 노래를 듣다 보면 슬퍼집니다...
물론 가사도 애절하고 리듬도 애잔하지만 목소리는 정말이지.... ㅠㅠ

김광석의 대표적인 노래 몇개를 올립니다...
한번쯤 감상해 보시길...
김광석의 개인사들은 제가 직접 쓰기엔 너무 분량이 많은 관계로...
아래 링크로 대체 합니다... ^^;;

http://weekly.hankooki.com/lpage/enter/200407/wk2004070211320337570.htm

그녀가 처음 울던날


서른즈음에


일어나


말하지 못한 내사랑


기다려줘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등병의 편지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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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16 16:17
수정 아이콘
故 김광석씨 만큼 슬픈 목소리가 어디에 있을까요..
제 평생 한이 김광석씨의 공연을 직접 가보지 못한 겁니다...
옆에서나마 잠시라도 들으셨다는 ThinkD4renT 님이 부러워지는군요...
'회귀(回歸) '라는 노래도 추천합니다..

http://user.chol.com/~grandpin/music/kim_kwang_suk-recurrence.wma


     회 귀

      - 김지하 詩 / 김광석 노래


목련은 피어 흰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흙으로 가네

검은 등걸 속 애틋한 그리움 움트던 겨울날
그리움만 남기고 저 꽃들은 가네

젊은 날 빛을 뿜던 친구들 모두 짧은 눈부심만 뒤에 남기고
긴 기다림만 여기 남기고

젊은 날.......


목련은 피어 흰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흙으로 가네

봄날은 가네 그 빛만 하늘로 오르고
빛을 뿜던 저 꽃들은 가네...
나, 유키호..
10/02/16 16:17
수정 아이콘
그녀가 처음울던날..
라우르
10/02/16 16:18
수정 아이콘
전 요즘 서른즈음에만 듣고 있습니다.

가사가 너무 좋아요
ThinkD4renT
10/02/16 16:28
수정 아이콘
k`님// 직접 들은건 저도 학교 축제때 들은게 처음이자 마지막 이네요... 군대 제대하면 꼭 콘서트 갈려고 했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가셨는지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ㅠㅠ
10/02/16 16:30
수정 아이콘
문득 생각나는건데 ,
요즈음 사람들에게 들려지는 김광석씨 노래의 감성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네요.
히로하루
10/02/16 16:31
수정 아이콘
김광석님의 노래중에 항상 잘 언급되지 않는 곡이 있어요
"내 사람이여"라는 노래인데... 이만큼 좋은 노래도 잘 없던데 ㅠㅠ 안알려져서 아쉽다능
10/02/16 16:46
수정 아이콘
히로하루 님// 네.. '내 사람이여'도 빼놓을 수 없는 명곡 중 하나죠..
이 곡의 특이한 점이, 노랫말만 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아름다운 내용으로 보이는데
정작 노래를 들어보면 굉장히 슬픈 감성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김광석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음성이 큰 작용을 했지만
노랫말이 백창우 시인으로부터 나온 이유도 없잖아 있습니다.. (백창우 시인은 주로 아름답고 순수한 곡을 많이 쓰십니다..)
여튼 노래를 들어보면 '외사랑'이라는 노래과 연결이 되는 곡이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10/02/16 16:52
수정 아이콘
그냥 본좌이시군요.. 가사가 날카롭게 가슴을 찌르네요..
happyend
10/02/16 16:56
수정 아이콘
전, 요즘 <부치지 않은 편지>...를 거듭 듣고 있습니다.
10/02/16 17:02
수정 아이콘
제가 갔던 콘서트 중 가장 감명 깊었던 콘서트였습니다. 소극장이었지만
그 안을 울리는 그의 노래
그리고 그의 재담
10/02/16 17:17
수정 아이콘
소리는 공간을 울리다가
가슴을 울리고
사람도 울리네
학교빡세
10/02/16 17:53
수정 아이콘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노래 들어보고있습니다.
몇번을 들어도 정말 좋네요.
10/02/16 18: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진짜 오랜만에 빠져 보내요. 노래에 ^^
소나기아다리
10/02/16 18:14
수정 아이콘
아... 회귀...
정어리고래
10/02/16 19:35
수정 아이콘
그날들 이란 곡은 노 전대통령 돌아가셨을때 어떤 인터넷사이트에서 처음 들었었는데...

가사, 곡, 상황이 정말 너무 잘 맞아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었는데....

사실 저는 아직 어린나이라 저희 세대는 김광석이란 가수를 인터넷으로만, 기록으로만 접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주변에 제 나이대에 김광석씨의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이 짠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김광석이란 가수가 위대했음을 나타내 주는 것 같아요. 아직 어려서 그 감성을 오롯하게 느낄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10/02/17 00:44
수정 아이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노래 듣다가 눈물이 나온 첫번째 음악..
니코크드만의
10/02/17 01:46
수정 아이콘
광석이형...
우리나라에 이만한 음유시인이 또 있었을까요...
실제로 꼭 한번 보고싶었는데...
미친잠수함
10/02/17 14:45
수정 아이콘
아... 가슴이 미어집니다
로드밸런싱
10/02/17 16:36
수정 아이콘
그날들' 저를 참 많이 울렸던 노래네요..
양지마을이장
10/02/18 08:32
수정 아이콘
영화 "클래식"의 OST중 하나로 쓰인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영화 장면과 음악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몇번이고 돌려본 기억이 나는군요.
'손예진'과 '조승우'를 떠올리면 故'김광석씨'의 하모니카 소리가 들리는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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