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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22 01:16:58
Name 체념토스
File #1 moonlight.jpg (59.2 KB), Download : 75
Subject [일반] [음악이야기] 두가지 '월광', '달빛', [느끼다, 보다] - Beethoven, Debussy


비가 내리고 어두워진 저녁..
지금도 밖에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면...

달이 떠있습니다.

저 달이란 녀석은 어제 보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변함없이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보고 싶길래.... 하루도 빠짐없이 내려다보는 걸까요?

잘 모르지만...

달이란 녀석의 스토킹은 상당히 오래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드뷔시가 살던 1862년도에도...
베토벤이 놀던 1770년도에서도...

지금 같이 똑같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합니다.
여기 드뷔시와 베토벤이란 두 사람이....

그런 달에 대한 심정을 피아노 곡으로 표현을 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느끼고 보는 달은 어떠하였을까요?

곡명도 똑같습니다.
달빛 = 月光  = moonlight = chair de lune

1. 베토벤

Imagine

상상해보세요..

쓸쓸하고 고요한 어두운 밤..
낮에는 생명의 속삭임으로 생기 넘쳤던 숲이 이제는...
적막한 어두운 숲이 되었고

그곳에는 내가 있습니다.

쓸쓸함, 슬픔, 고독, 아픔
이런것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홀로 인것을 깨달은 나는 너무 외롭습니다.

고독이 나를 잠식할 무렵...
문득 어디선가 빛을 느낍니다.
내 앞을 막고 있는 커다란 검은 나무들 사이로 파란 달을 봅니다.

그리고 그 음울한 빛은 나에게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나는 조용히 귀기울입니다.



베토벤의 월광은 잔잔한 바다와 같습니다.
파도가 울렁이듯.. 곡은 그렇게 진행됩니다.

그러다 점차 빛이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요란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일렁일뿐 규칙을 어지럽히지 않습니다.

달은 그렇게 차분하게 끝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항상 고민하고 고독하고자 했던 베토벤은 그렇게 달로 대신하여 자신의 심정을 표현 한것 같습니다.

베토벤의 달은 '고독'이 느껴집니다.


2. 드뷔시

당신의 첫 사랑은 누구십니까?

떠올려 보십시오.
어떠한 모습이였습니까?....

제 첫 사랑은 너무나 예쁘고 귀여웠습니다.

긴생머리가 아름다웠던 그녀는 여신과도 같았습니다.

가느란 손과 다리는 아름다웠고 하얀 얼굴의 미소는 신비롭기까지 했습니다.
하루는 그녀가 창근처에 앉아 있었는데... 뒤에서 비춰주는 햇빛 때문에 그런지..
금빛 후광이 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예쁜 모습이라 마음속 간직하고자 두고두고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다가갈수 없었습니다. 너무 내성적이였던 저는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떻하나요?

너무 내게 아름다웠던 그녀이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냥 상상만 해도 아름다웠던 그녀는 신비한 달의 여신같았습니다



드뷔시의 첫시작은..

그리움으로 시작됩니다.
그리움으로 시작된 음이 점차 아름다움으로 변화됩니다.

아름다움에 도취된 그리움이 점차 격하게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너의 대한 마음'

그 사랑하는 마음은 그녀의 신비한 모습에 빠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 모습 하나하나 달빛으로 생생하게 표현됩니다.
신비로운 그 모습은..
감동이자 그리움입니다.

다시 느끼는 그리움은 절실한 애틋함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또 한번 모습을 조용히 그려봅니다.
....
드뷔시는 그렇게 달을 바라보며 '그녀'를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의 달은.. '그리움'과 '애틋함' 보입니다.




수백년이 지난 2009년도... 가을
지금도 달은 버젓히 하늘위로 떠있습니다.

변함없이 지켜보고 있는 저 달..

당신에게 저 달은 무엇입니까?

P.S 베토벤은 그의 느낌을 표현하였고 드뷔시는 음악으로 그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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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세계
09/09/22 01:20
수정 아이콘
아 자기전에 귀 정화하고 갑니다.^^
홍승식
09/09/22 01:48
수정 아이콘
전 월광 3악장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월광 3악장은 정말 달이 가지는 광기가 느껴지죠.
1악장과 전혀 다르면서도 또 어울리는 참 묘하죠. ^^
09/09/22 01:48
수정 아이콘
바다라고 하니 Chopin의 The Ocean이 떠오르네요...
월광이 잔잔한 바다라고 한다면 대양은 거칠게 출렁이는 바다랄까요...
체념토스
09/09/22 01:55
수정 아이콘
음악세계님// 감사합니다.
홍승식님// 아 3악장은 정말 미친음악이예요....
Story님// 못들어본 곡인데.. 참 멋지네요 다이나믹의 극이네요 역시 쇼팽
09/09/22 02:25
수정 아이콘
사실 월광이란 부제는 베토벤이 붙인게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어떤 음악평론가가 붙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에 남는 곡입니다. 저의 음악에 대한 사고관을 만든, 제게 매우 뜻깊은 곡이죠.
드뷔시의 달빛도 좋아하는 곡이구요.^^
DuomoFirenze
09/09/22 09:56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너무 좋네요..~~ 잘 듣고 갑니다.
09/09/22 10:00
수정 아이콘
하루의 시작이 너무 좋습니다~^^
09/09/22 10:27
수정 아이콘
베토벤의 월광... 1악장은 月光 이고.. 3악장은 月狂 이죠. 적어도 전 그렇게 부릅니다. ^^;
09/09/22 19:28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좋네요.
체념토스
09/09/23 01:07
수정 아이콘
Chopin님// 이 좋다고하니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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