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1/14 17:29:47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322127168
Subject [일반] <외계+인 2부> - 미니 사이즈 장난감 같은. (노스포)
저는 <외계+인 1부>를 안봤습니다. 딱히 당기지 않았기에 걸렀습니다. 후에 OTT를 통해서 생각보다 괜찮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궁금하긴 했지만 보진 않았어요. 그래서 2부를 원래 볼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시간이 남고, 가장 가까운 시간대가 <외계+인 2부> 였기에 고르게 되었습니다.

먼저 1부를 왜 안봤느냐, 그리고 그 안 본게 2편 감상에 영향을 끼치느냐를 같이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1부를 안 봤던 이유는 '종잡을 수 없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극, 판타지, SF를 섞어서 보여주는데, 예고편을 봤을 때나, 혹은 소위 '선발대' 평가에서 그닥 정리된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장르의 혼합이라는 게 잘하면 새롭고 좋은 시도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난잡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기도 하구요.

2편은 어떠냐, 장르가 잘 정돈된 느낌은 아니지만,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눈높이는 많이 낮춰야 할 것 같아요. 특히나 최동훈 감독 특유의 대사 리듬은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고, 감독 특유의 빠른 편집은 초반부의 난잡함을 오히려 돋보이게 만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후반부는 (어디까지나) 나름 괜찮았어요. 대충 들어보니까, 1편보다 괜찮아보인다는 평가가 많고, 그 중에 조금 더 정리된 느낌이라는 평가가 눈에 띄던데, 장르의 교통정리, 혹은 장르의 전환에서 나름 괜찮습니다. 문제는 이 '장르 미끄럼틀'이 영화가 아마도 지향했던 지점에 비해 상당히 소박합니다.

그러니까 스케일을 많은 부분 포기하고, 이야기의 규모나 그리고 싶었던 부분도 과감하게 잘라내는 선택의 결과로 '괜찮지만 좀 작은' 영화가 나온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왜 어렸을 때 장난감을 생각해보면, 처음 갖고 싶은 건 특대 사이즈에 이런저런 기능이 다 달려있는 장난감인데, 2부로 접한 <외계+인>의 세계관은 중간 정도 사이즈에 기능도 좀 빠진 버전을 접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1부가 처참하게 실패했고, 2부도 긍정적이진 못하지만, 어느 정도는 타협을 한 결과 같기도 해요. 이게 약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은게, 1부를 봤으면 내용을 더 깊게 이해했을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은 1부를 안봐도 괜찮습니다. 1부에서 쌓아왔던 걸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새로이 전개를 구성하고, 이야기와 서사를 쌓아올리다보니, 후반부, 소위 '뽕'이 폭발해야할 장르영화로써의 쾌감이 약합니다. 이런 장르의 혼합 영화에서는 결국 이질적인 소재의 조합을 통해서 장르적 쾌감을 주는 장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영화의 후반부는 조금 힘이 빠집니다.

1부를 안 봤고, 최동훈 감독의 머릿 속에 들어갈 수 없는 한 어떤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단정해서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개인적으로 2편은 타협을 어느 정도 한 느낌이 듭니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이상보다는 할 수 있는 것들의 구현에 최선을 다했다고는 느껴집니다. 구현 자체에 대해서도 평가가 또 갈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결론적으로는 영화의 애초 지향점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이 멀어진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긴 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1/14 17:40
수정 아이콘
저도 1편은 못 본 상태에서 어쩌다 내돈 내고 보게 되었는데요.
영화가 굉장히 난잡합니다. 등장인물은 우수수 나오는데 다 비슷비슷해 보이고, 스토리는 이해 안되니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그런가 보다 하고 봐야 합니다.
액션은 똥입니다. 미즈마블이 훨씬 멋있게 싸웁니다.
과거편 부분은 어둑어둑한데 의복도 꼬질꼬질하고 맨날 국밥집만 나옵니다. 영상 보는 맛은 없습니다.

결국 꾸벅꾸벅 졸다가 극장이 깨우면(4D관이라서) 좀 보다가... 나왔습니다.

종합하자면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 이나 더 마블스가 훨씬 낫습니다.
aDayInTheLife
24/01/14 18:26
수정 아이콘
더 마블스나 뽀로로… 는 못봐서 할말이 없고, 난잡한 가운데 그나마 맥락은 최선을 다해 잡더라구요. 그래도 난잡한게 문제지만…
왕립해군
24/01/14 18:0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베이스 없는 올스타전의 한계죠.

긴 호흡의 원작이 있어야 가능한 총집편 스타일인데 원작이 존재 하지 않으니 수 많은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 2쿨 정도로해서 이런 장르들이 과거에 없단건 아니죠.. 하지만 영화 2편으로 하기에는 이런 장르는 선택을 제대로 했어야.. 전체적인 서사의 길이를 줄이던지 장르를 더욱 특정하던지 말이죠.
aDayInTheLife
24/01/14 18:26
수정 아이콘
아쉬움이 좀 남긴 하더라구요. 확실히 베이스 없는 올스타전이 와닿기도 하구요.
24/01/14 22:09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습니다. 1부는 2.5점이라면, 2부는 2점입니다.
최동훈 감독 전성기떄 유머와 재치는 없고 유치한만 남았습니다.앞에 있던 관람객은 졸기까지 하더라구요.
감독이 잘하는걸 안하고 하고 싶은걸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까 나이들고 총명함이 사라진거 같은 느낌입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때 대사와 외계인2부와 비교하면 천지차이입니다. 그냥 나이먹고 전성기때 기량이 사라진듯..
aDayInTheLife
24/01/15 03:41
수정 아이콘
ㅠㅠ 최동훈 감독님 잘하는 거 합니다..
24/01/15 10:21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범죄의 재구성, 타짜때는 감독이 30대였죠. 지금은 50대고....
개인적으로 감독 최고는 범죄의 재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50대 나이에 과연 그때 그런 느낌이 나올까 생각하니, 쉽지 않을거 같습니다.
24/01/15 09:06
수정 아이콘
1편 호평은 넷플릭스로 본사람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하고있긴했는데....
2편도 넷플릭스로 나올때까지 존버해야겠군요
aDayInTheLife
24/01/15 10:36
수정 아이콘
나쁘진 않은데.. 뭐랄까, 굳이? OTT로 잘 보신 분들이 갈까? 싶긴 해서…
24/01/15 10:16
수정 아이콘
어제 여친하고 같이 1부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놀랐습니다. 물론 진지 먹고 보면 별로인데 그냥 오락용으로는 괜찮았습니다. 나름 장면에서의 떡밥도 던지고 회수하는 장치도 개연성도 있고요.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한국의 가오갤을 만들고 싶었나 그런느낌인데 스토리적인건 괜찮았는데 사운드나 음익쪽이 너무 아쉽더군요. 로봇 음성역도 그렇고. 배우 연기는 다 좋아서 만족하면서 봤어서 2부 극장가서 보려고요.

아 참고로 억지 연기톤같은 도사 듀오 연기는 좀 참기 힘들긴했습니다. 이건 개취라…
aDayInTheLife
24/01/15 10:37
수정 아이콘
가오갤을 만들고 싶었던 건 좋은데 좀..
연기의 문제라기 보단 대사가 좀 촌스러운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캡틴백호랑이
24/01/15 11:41
수정 아이콘
전 그래도 재밌게 봤었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를 생각해봤었습니다.

일단 영화가 최동훈 감독님께서 과욕을 부렸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고려시대의 도사와 요괴, 현대시대의 외계인, 시간 여행 보통 다른 영화는 많아야 두개 정도 인데 세개의 주제를 혼합해서 한 영화에 다루려고 했었죠.
그리고 중요 인물도 좀 많은게 아닙니다. 가드, 썬더, 이안, 무륵, 두신선, 외계인 1,2,3, 맹인검객... 주인공이 많은 건 최동훈 감독의 장점이지 않냐? 라고 말씀하실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많았던 도둑둑과 암살 같은 경우는 명확한 주제가 하나 였었죠.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애기들이 너무 많으니 감독님의 장점은 살지 못하고 단점은 오히려 부각됐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 하셨던 것 처럼 차라리 OTT 드라마로 나와서 조금 서사를 잘 쌓아서 마지막 한번에 터트렸다면 호평을 받으며 시즌제로도 잘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aDayInTheLife
24/01/15 11:49
수정 아이콘
그렇죠. 매력적인 세계관인데 풀어내는 방식이 좀 아쉬웠어요.
최동훈 감독은 하나의 목표에 여러 욕망이 충돌하는 걸 잘 다뤄왔는데, 그 점에서 다층적인 목표가 충돌하더라구요. 더 길게 호흡을 했어도 좋았을 거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744 [일반] 농산물유통의 빌런으로 지목받는 도매법인 [68] VictoryFood15213 24/01/21 15213 23
100741 [일반] <사랑은 낙엽을 타고> : 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10] 오곡쿠키6976 24/01/19 6976 6
100733 [일반] 뉴욕타임스 12.28일자 기사번역 (미국의 아동노동 문제) [7] 오후2시8968 24/01/17 8968 2
100731 [일반] SVIP들을 엿 먹이는 CJ CGV의 만행(스페셜 기프트 사태) [40] SAS Tony Parker 10784 24/01/17 10784 1
100730 [일반] 두 번이나 아내를 잃어도 [8] 계층방정10845 24/01/17 10845 11
100728 [일반] 친구 없는 해외여행은 힘들다 (feat. 건보는 신이야) [30] 하카세10324 24/01/17 10324 2
100725 [일반] 성범죄 관련 새로운 판례가 나왔군요. [37] 時雨16180 24/01/17 16180 51
100719 [일반] 양주시에서 허위 출장 공무원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67] Leeka13956 24/01/16 13956 4
100718 [일반] RTX 40 슈퍼 커스텀 모델 가격 유출 [43] SAS Tony Parker 9523 24/01/16 9523 1
100717 [일반]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에 갑니다. [17] 간옹손건미축8182 24/01/15 8182 12
100716 [일반] 시대유감, 서태지와 에스파 [43] Taima10729 24/01/15 10729 16
100715 [일반] 나는 15살에 무엇을 했는가.. (tuki.- 만찬가, 한 송이 꽃) [6] 대장햄토리6697 24/01/15 6697 1
100714 [일반] <위시>, 사람들에게 보내는 디즈니 100년의 편지.(스포일러 주의!) [16] mayuri7758 24/01/15 7758 1
100713 [일반] 한가한 문구점 겨울의 어느날 일기 [20] Croove7742 24/01/15 7742 3
100712 [일반] 주취자 집앞에 데려다준 경찰 벌금형 [191] 맥스훼인15444 24/01/15 15444 6
100711 [일반] [웹툰소개][완결임박][스포없음] 앵무살수 [38] 카페알파10635 24/01/15 10635 14
100710 [일반] (스포)요즘 본 영화 잡담 ​ [8] 그때가언제라도7936 24/01/14 7936 2
100709 [일반] 문구점 근무중 겪은 빌런 올림픽 "은메달"편 2/3 [42] Croove13256 24/01/14 13256 18
100707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12) 2차 인티파다, 목적 없는 폭력 [12] 후추통6750 24/01/14 6750 11
100706 [일반] <외계+인 2부> - 미니 사이즈 장난감 같은. (노스포) [13] aDayInTheLife7478 24/01/14 7478 0
100705 [일반] 최근에 PC 유튜브 심각하게 느려지신 분 계십니까??(애드블록 문제랍니다) [146] 오후의 홍차20970 24/01/14 20970 18
100703 [일반] 삼만년만에 노트북을 교체하려다 놀란것들 [42] 자급률12314 24/01/14 12314 2
100701 [일반] 조선의 젊은 아베크족들이 많은 걸 모르셨나요? - 1940년 경성 번화가를 걸어보다. [10] KOZE7829 24/01/13 7829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