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1/03 13:43:42
Name 쀼레기
Subject [일반] 2023년 관람했던 공연들
어릴때 바이올린 4년 배웠고, 지금은 개발자로 일하면서 노동요를 듣다가 클래식에 관심이 생겼는데

2022년 지인이 베토벤 합창 교향곡 공연 티켓을 줘서 갔다가 푹 빠지게되었습니다

덕분에 2023년에는 클래식 공연을 생각 보다 많이 다녀왔네요

2월 -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공연
월광, 황제 / 피아노협주곡 2번
이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피협2번을 연주한 윤아인 피아니스트네요
어린 여성분이 정말 파워풀하게 치는게 놀라웠어요
마지막 앵콜곡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4번을 연주했는데 오히려 피협2번 보다 더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3월 -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 교향곡 2번
서울시향 기존의 지휘자분의 마지막 공연이여서 이벤트도 있었는데
공연 끝나고 연주자분들 다들 눈물 흘리신게 기억에 남습니다

5월 - 박정현 콘서트
사실 제가 가장 오래 덕질하고 있는데 박정현입니다
중학교때 처음으로 "꿈에"라는 곡을 듣고 너무 충격 받았고 그 이후로 매년 콘서트 할때마다 다니네요
이상하게 박정현 콘서트때마다 미아, 사랑이 올까요 이런 곡들은 들을마다 혼자 찔찔 흘리고 옵니다
JTBC 프로그램 이후 한번도 안불러줬던 someone like you, 샹들리에 이 2곡을 다 해줘서 너무 만족했습니다

5월 - 모짜르트 & 베토벤
모짜르트 교향곡 41번 & 베토벤 교향곡 3번
이 공연은 처음으로 부모님 모시고 같이 간 공연인데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동네방네 전화하거나 누구 만나실때마다 자랑하시고
이걸로 매년 1~2개씩은 부모님 모시고 같이 보러가야겠다고 혼자 약속했습니다

7월 - 베토벤 & 차이코프스키
베토벤 교향곡 7번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서울시향의 새로운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의 공연이고 둘다 쉴세없이 달리는 교향곡이라 가봤는데
서울시향의 사운드가 더 다이나믹하고 힘차고 그런게 느껴졌습니다
지휘자님의 카리스마가 엄청납니다
서울 시향 공연 꼭 한번 보러가서 지휘자님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진짜 멋있습니다

9월 - 손열음 & 도이치오케스트라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 베토벤 교향곡 7번
손열음 피아니스트 진짜 말도 안되게 피아노 잘 치시더라고요
퍼포먼스, 표현력 그러면서도 과감하고
앵콜도 너무 혜자였습니다 손열음님 개인 앵콜만 2~3곡 해주셨고
공연이 다 종료되고 나서는 오케스트라 앵콜만 2곡 해줬습니다
마지막은 그리운 금강산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으니 뭉클했고요
지휘자는 현 KBS교향악단 지휘자인데 앵콜까지 다 듣고도 사람들이 계속 박수치니까
손목을 치시면서 너무 늦었다고 빨리 다들 집에 가라고 한것도 재밌었고요

12월 - 라흐마니노프
수요일 : 피아노 협주곡 1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피아노 협주곡 2번
금요일 : 피아노 협주곡 4번, 피아노 협주곡 3번
금요일 공연은 제 인생에 가장 강렬하게 남을 공연이였습니다
피협3번 3악장에 들어가면서 부터 가슴이 쿵쿵쿵 거리면서 뭔가 올라오더니 연주가 끝나니까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너무 벅차오르면서
제 인생 최고의 공연을 본거 같습니다
앵콜도 루간스키 개인의 소나타 1곡 + 피협3번 3악장 마지막 5분정도를 아예 다시 해주는 말도 안되는 혜자 공연이였고요


12월 - 베토벤 합창 교향곡
5월 부모님 모시고 같이 공연갔다오고 이 공연은 꼭 부모님이랑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다녀왔습니다
언제 들어도 4악장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뭔가 충만해진다(?) 그런 느낌을 들게합니다
부모님은 곡도 너무 좋았지만 지휘자가 너무 멋있어다고 지금도 말하시네요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왼손으로 세심하면서 부드럽게 악단을 조절하는게 너무 멋있다고
이런 공연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네요

올해도 2달에 한번정도는 공연을 보러 다니려고 합니다
1월에 서울시향 신년 공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 말러 교향곡 1번) 티케팅 성공하면 부모님 모시고 가고
12월 합창 교향곡은 부모님이랑 같이 가려고 이미 티케팅까지 해놨습니다
클래식 공연 1시간30~2시간 편안히 연주를 감상하고 감성에 젖으면서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다 날리고 너무 좋은 경험입니다

클래식이 엄청 비싸고 너무 수준높은 취향이라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서울 시향, KBS교향악단 같이 국내 탑2 오케스트라도 저렴한 좌석은 3~5만원이면 관람하실수 있고
그리고 클래식, 말 그대로 과거부터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이런 곡들은 살면서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셔서
오히려 들으시면 어? 이곡 어디서 들어봤는데 하실꺼에요
꼭 회원분들도 한번쯤은 클래식 공연 보러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제주곰
24/01/03 14:37
수정 아이콘
저와 공통점이 많아서 반갑네요. 저도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작업하면서 클래식 음악 많이 듣거든요.
그리고 박정현의 오랜 팬이라서 5월달 콘서트는 저도 다녀왔습니다.
클래식 음악가 중에서는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는데 2023년은 탄생 150주년이라 더욱 관련 공연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라는 분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2,3 번을 연주하는 공연에 다녀왔는데 좋았어요.
다녀 온 지 시간이 오래되어서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는데 저도 이렇게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김연아
24/01/03 15:11
수정 아이콘
하... 잉키넨/손열음/도이치방송 못 간 거 너무 아쉽습니다.
왜 하필 일이 늦게 끝나는 날에만 공연하냐고ㅠㅠㅠㅠㅠ

손열음이 한예종 재학 시절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 입소문 퍼지기 시작한 게 교향악 축제 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한 후였거든요.
그 때 보고 온 사람들이 대단한 신인이 등장했다고 난리여서, 금호영재시리즈로 리사이틀을 보러갔다가 저도 반하고 말았어요.
그 이후로 손열음의 라흐 피협 3번은.. 최상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아흑ㅠㅠㅠㅠㅠㅠㅠㅠ

루간스키 3번이라도 보러갈 걸 그랬어요. 이것도 대단한 연주였다고 칭찬이 자자하던데요.
조메론
24/01/03 15:34
수정 아이콘
국내오케랑 해외오케의 티켓값이 너무 차이 나요

비싼 돈 주고 가서 관크 몇번 씨게 당하고 난 후로 비싼 공연은 주저하게 되더라구요...
쀼레기
24/01/03 15:45
수정 아이콘
해외 오케스트라면 가격이 바로 최소 10만원대로 가니까 저도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리곡 작품 리스트도 확 땡기는 경우가 자주 없고요
이오르다체
24/01/03 16:00
수정 아이콘
클래식 듣는 건 좋아하는데 업무 특성상 자주 공연 보러 못 가는 1인입니다 ㅠㅠ
저는 몇년 전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바흐 원전악기 연주회를 보러 갔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그때 느낀 바흐 뽕이 아직도 안 빠져서 지금도 노동요로 바흐 음악 자주 듣네요.
저도 어릴때 피아노 10년 넘게 배워서 손열음님 같은 유명 피아니스트 공연을 한번 보러 가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작고슬픈나무
24/01/03 17:56
수정 아이콘
22년 합창 교향곡이 저도 본 그 공연이 아닐까 싶네요.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 올해 목표였는데 결국 간발의 차로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12월 서울시향 공연이 벌써 예매 가능한가요? 가능하면 저도 빨리 하고 싶네요.
작고슬픈나무
24/01/03 17:59
수정 아이콘
쓰고 나서 인터파크티켓 들어가보니 벌써 매진이군요.
쀼레기
24/01/03 21:18
수정 아이콘
서울시향, kbs교향악단은 매년 12월에 다음년도 예매를 시작하더라고용
똥진국
24/01/03 23:16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저 분야에서 잠시 일해봤는데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한국은 공연으로 수익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일단 내 돈내고 표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요즘은 그래도 사라진거 같은데 언론에는 초대권 뿌려야 겨우 와줄까 말까 수준이고요
당시에 인지도가 있던 유명한 모 연주자 공연인데도 표가 안팔립니다
연주자가 그래서 자기 돈으로 표사서 초대권 뿌리고 했습니다
금난새라는 사람이 매스컴 여기저기 나오고 스폰서 얻으려고 막 여기저기 다니는건 그런 이유였던거죠
해외 유명 연주자 모시면 비행기 표값, 체류 비용, 개런티 이런거 다 공연기획사가 돈내야 합니다
그래서 모 연주자 내한 공연 이런 기사를 보면서 돈 어마어마하게 깨지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불러줘서 고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06 [일반] 이코노미스트 glass ceiling index 부동의 꼴찌는? [53] 휵스9931 24/03/08 9931 2
101105 [일반] 토리야마 아키라에게 후배들이 보내는 추도사 [22] 及時雨11597 24/03/08 11597 14
101103 [일반] 드래곤볼, 닥터 슬럼프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 별세 [201] 及時雨14889 24/03/08 14889 9
101100 [일반] 비트코인 - 집단적 공익과 개인적 이익이 충돌한다면? [13] lexial7776 24/03/08 7776 2
101098 [일반] [내일은 금요일]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떨어진다.(자작글) [5] 판을흔들어라5867 24/03/07 5867 3
101097 [일반] 유튜브 알고리즘은 과연 나의 성향만 대변하는 것일까? [43] 깐부7467 24/03/07 7467 2
101096 [일반] 의사 이야기 [34] 공기청정기10626 24/03/07 10626 4
10109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4) 시흥의 여섯째 딸, 광명 [8] 계층방정25426 24/03/07 25426 9
101090 [일반] 성공팔이를 아십니까? [29] AW8805 24/03/07 8805 7
101089 [일반] 사랑하고, 사랑해야할, 사랑받지 못하는 <가여운 것들> (약스포!) [3] aDayInTheLife5795 24/03/07 5795 3
101087 [일반] 종이 비행기 [3] 영혼5754 24/03/06 5754 6
101085 [일반] (스포) 파묘: 괴력난신을 물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 [34] 마스터충달8659 24/03/06 8659 14
101082 [일반] 지금은 성공 유튜버들의 수난시대 [106] 깐부14778 24/03/06 14778 5
101081 [일반] 바야흐로 마라톤 개막 시즌 입니다. [30] likepa7574 24/03/06 7574 19
101079 [일반] 의사들은 얼마나 돈을 잘 벌까? [174] 헤이즐넛커피13622 24/03/06 13622 2
101076 [일반] 잠이 오지 않는다. [36] 탈조루6370 24/03/06 6370 12
101072 [일반] [역사]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31] Fig.18741 24/03/05 8741 19
101071 [일반] 타오바오...좋아하세요? [60] RKSEL13675 24/03/04 13675 35
101067 [일반] [전역] 다시 원점에서 [9] 무화6328 24/03/04 6328 17
101066 [일반] 모아보는 개신교 소식 [8] SAS Tony Parker 7414 24/03/04 7414 4
101064 [일반] 왜 청소년기에는 보통 사진 찍는것을 많이 거부할까요? [57] lexial11358 24/03/04 11358 0
101063 [일반]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12301 24/03/04 12301 6
101062 [일반] [뇌피셜주의] 빌린돈은 갚지마라 [135] 안군시대17560 24/03/03 17560 4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