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2/30 03:20:19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307157388
Subject [일반]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 애매한 육각형.(노스포)
저는 <아쿠아맨> 1편을 안봤습니다. DC영화는 솔직히 몇 개 거른 것도 있었고(<저스티스 리그>...는 나중에 봤군요.) 그 때 당시에 군 복무 중이라 볼 기회도 없었구요. 그래서 솔직히, 2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봐야할지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래도, DCEU의 마지막 영화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보고 왔습니다.

보고 와서의 느낌은, '그냥저냥'입니다. 그러니까, 오락영화로써, 히어로 영화로써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는 정도의 영화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표현으로는 '애매한 육각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매한 육각형 지점 첫번째는 관계 설정입니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경우 아쿠아맨-아서 커리와 옴의 관계는 토르-로키와 너무나도 유사합니다. 그러니까, 그 과정이 <토르> 시리즈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동시에, 그 관계와 새로운 설정의 소개가 설명을 통해 지나치게 '쉽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설정을 잘 보여주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풀리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1편을 안보고도 삼킬 수 있다는 건 분명 나쁘지 않은 지점이지만, 삼키는 게 너무나도 쉽다못해 이미 씹어서 넘겨주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두 번째는 캐릭터의 활용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내에서 중간 보스 급 이상 되는 캐릭터들은 함부로 대하기가 어려워요. 아예 '만다린' 마냥 막 써먹을 거 아니면 영화 상에서 개과천선하든, 후에 써먹든 하려는 속셈이 좀 보입니다. 물론 뭐... 세계관 자체가 리부트 예정인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지만요.

액션은 괜찮습니다만, 절대적인 비중이 그닥 크진 않습니다. 본질적으로는 이 영화는 모험물에 가깝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디아나 존스>류의 모험에 가까워요. 다만 이 모든 문제는 이 영화가 '히어로물'이라는 데 기인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개별 영화에서, 히어로가 패배하는 모습을 그리기는 쉽지 않죠. 그리고, 또 더 넓은 세계관 탐색과 새로운 설정, 새로운 캐릭터 등장을 하면서도 새로운 관객을 잡아야하고, 또 떡밥도 뿌려야합니다. 최근 히어로 영화는 그러다보니 비슷한 갈등구조, 비슷한 설정, 비슷한 기승전결을 보여주고, 장르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영화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 마블을 비롯한 히어로 영화들을 보다보면 영화가 개별 영화로 작동하기 보단 히어로 유니버스의 하나의 조각으로써 단지 일종의 퀘스트를 깨는 아쉬움이 들어요. 물론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개념과 과감한 시도들, 그리고 그 성공의 역사는 하나의 영화 산업의 이정표로 남긴 할 겁니다만, 다양하고 복잡한 할 일들 사이에서 새로움을 갈구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히어로 무비의 소위 말하는 '약빨'이 좀 떨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개인적으로 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오는 편인데, 이번에 느낀 지점은 <가오갤> 3편이 생각보다 더 좋은 영화였을 수도 있겠구나, 였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저는 3편도 좋았지만, 1편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어찌보면 익숙하면서,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조금 더 만족감 있게, 보는 사람들이 즐겁게 풀어낼 수 있었던, 지금까지는 마지막 히어로 영화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아쿠아맨>이나 <원더우먼>이 먼저 나와서 DCEU의 시작을 단단하게 알렸더라면, 조금은 달랐을까 싶기도 하면서, 어찌보면 이미 과포화된 히어로 시장에서 과연 DCEU가 잘 정착했을까 하는 의문이 동시에 듭니다. DCEU를 열심히 챙겨보지 않아서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아예 리부트를 해버리면서 이렇게 작별인사 없이 떠나는 건 뭐랄까, 많이 아쉽습니다. 분명 더 괜찮은 작별인사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p.s. 다만 영화 제작 도중의 수많은 사건... 들을 감안하면, 나온게 다행이다 싶긴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2/30 09:39
수정 아이콘
눈에서 레이저 나감. 비밀 기지에 잠수함 있음. 이것저것 많이 부서짐.
합격!
aDayInTheLife
23/12/30 10:1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승승장구
23/12/30 10:41
수정 아이콘
그냥저냥... 진짜 이표현 말고 딱히 해줄말이 없네요 크크
그래 디씨야 고생했다 연말인데 어여어여 문닫고 들가자...
aDayInTheLife
23/12/30 10:4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너무 배려없이 닫은게 좀 티가 나기도 해서… 좀 많이 아쉽더라구요.
23/12/30 13:07
수정 아이콘
요즘 마블 작품보다가 아쿠아맨 보니 선녀입니다....
aDayInTheLife
23/12/30 13:18
수정 아이콘
그정도인가요.. 저는 더 마블스는 이상하게 손이 안가서.. 크크
이쥴레이
23/12/30 13:59
수정 아이콘
중간 호러틱한 연출 보기전까지 감독이 누구인지 잠깐 잊고 있었네요. 크크
aDayInTheLife
23/12/30 14:0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저도 거기서 응?했습니다. 너무 진심 연출이라 크크
잠이온다
23/12/30 15:52
수정 아이콘
애매한 육각형이라는 이야기에 동감합니다.

스토리? 참신하지도 않고 이야기를 이것저것 쑤셔넣어서 박사를 설명충 만들고 편집도 좀 어중간하지만 크게 무리수도 없고 나쁜 스토리는 아님. 딱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한편으로써는 충분함.

액션과 비쥬얼? 1편보다 떨어진다고 느껴졌고 뽕도 못 채워주는 편이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고루 활약하고 나쁘다고 말하기도 어려움.

말씀하신대로 어중간한 영화라는 점에 동의하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배트맨 대 슈퍼맨>같은 영화가 아니라 <원더우먼>, <아쿠아맨1,2>정도의 영화만이라도 꾸준히 나왔으면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내용에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나름 DCEU를 좋아했던 입장에서, 시리즈 리부트 선언하고 나온 작품들이 많이 아쉽더라고요. DCEU의 기라성같은 망작들이 많은데 이런게 떨이로 나왔으면 아쉬움조차 안생겼을텐데.
aDayInTheLife
23/12/30 16:23
수정 아이콘
기대하기엔 별로 였고, 아쉬워하기엔 좋았던 작품들이 있었죠… 차라리 배대슈 정도 수준으로 마무리했으면 그 양반 갈때도 예술로 가는 구만 했을텐데. 크크ㅠㅠ
울리히케슬러
23/12/30 17:49
수정 아이콘
1편은 눈뽕영화로 괜찮았는데 1~2편 다보신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하군요?
앵글로색슨족
23/12/31 02:05
수정 아이콘
그냥 평타 영화로 보았고
cg 액션 스케일 중독자로서 1편은 너무 좋았습니다.(스토리는..)
2편은 1편의 스토리 후진 맛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1편의 장점은 많이 사라졌더군요.
1편의 롱테이크 액션신이나 마지막 후반부 전쟁씬 등에 비해 여러모로 후달렸다고 생각합니다.
aDayInTheLife
23/12/31 08:11
수정 아이콘
좀 무난한데 아쉬움이 남는? 정도로 느껴지더라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616 [일반]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36] 카루오스18619 24/01/02 18619 1
100613 [일반] 오후 4시 10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규모 M7.6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65] 매번같은21031 24/01/01 21031 6
100612 [일반] 처음 산에 올라가서 본 일출사진(스압주의) [9] 판을흔들어라8697 24/01/01 8697 11
100610 [일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 한 예술가의 스완송. [9] aDayInTheLife6894 24/01/01 6894 4
100609 [일반] [팝송] 미카 새 앨범 "Que ta tête fleurisse toujours" [6] 김치찌개6053 24/01/01 6053 0
100608 [일반] 안녕! 6살! 안녕? 7살!! [5] 쉬군8689 24/01/01 8689 43
100607 [일반] 작심삼일은 가라! 획기적인 `작심백일` 운동법!! [9] 기억의파편9521 24/01/01 9521 15
100606 [일반] 올 한해도 모두 정말 고생하셨어요 [6] 아우구스투스5770 23/12/31 5770 6
100605 [일반] 여성의 진술만으로 한 남성을 사회적으로 살인 가능한 나라 [132] 삼겹살최고17499 23/12/31 17499 51
100604 [일반] [팝송] 테이트 맥레이 새 앨범 "THINK LATER" 김치찌개6628 23/12/31 6628 0
100603 [일반] 2023년 안녕, 2024년 안녕. [3] 간옹손건미축7566 23/12/31 7566 9
100602 [일반] [팝송] 맷 말테스 새 앨범 "Driving Just To Drive" [2] 김치찌개5532 23/12/31 5532 0
100601 [일반] (영드)독타 후가 돌아왔습니다.(약스포) [16] Chandler7245 23/12/30 7245 3
100598 [일반] 김포 왕릉뷰 아파트 최종 엔딩 [103] 무딜링호흡머신17793 23/12/30 17793 11
100597 [일반] 행복은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는가 [11] realwealth7211 23/12/30 7211 2
100595 [일반] 출산율 하락의 원인중의 하나 [70] 지그제프14612 23/12/30 14612 11
100594 [일반] 영화 '백 투더 퓨처' 속 음악 이야기 [8] 똥진국6441 23/12/30 6441 4
100593 [일반] 정보화시대에서 정보를 찾는 것의 어려움의 아이러니(feat. 노트북 사면서 느낀점, 뻘글) [18] 랜슬롯7588 23/12/30 7588 5
100592 [일반]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 애매한 육각형.(노스포) [13] aDayInTheLife6048 23/12/30 6048 2
100591 [일반] 2024년 부동산 특례대출 비교표 [44] 유랑10895 23/12/30 10895 10
100590 [일반] [팝송] 페이지 새 앨범 "King Clown" 김치찌개4660 23/12/30 4660 0
100587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11) 미봉책 [1] 후추통6773 23/12/29 6773 14
100584 [일반] [에세이] 트럼프의 비전: 기후위기는 모르겠고, 아메리카 퍼스트! (태계일주3 下편) [12] 두괴즐8817 23/12/29 8817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