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1/06 14:24:45
Name 휵스
Link #1 https://youtu.be/v7DrPS5dDxU?si=xpzeCZ6QPQy7coOG
Subject [일반]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취향
물론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회는 다방면에서 수평적인 다양성이 수직화되면서 "국룰"과 "공식"에 부합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사회임을 많이들 어느정도는 인지하고 있죠. (우리나라만 그런거 아니다 다른 나라도 심하다라고 하시면 물론 제가 할말이 없습니다..그렇게 생각되시면 그냥 누가 헛소리하는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 BBC 영상에서 윤종신과 김이나가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3분30초 이후). 음악 쪽 관련 이야기지만 저는 특히 김이나가 하는 이야기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옛날에 스크린샷도 찍어 놨었는데 이번에 인스타를 눈팅하다 보니 최근에 이게 릴로 돌아 다니고 댓글창이 생각보다 양분되어있더라고요.

영상 중에 제가 스크린샷을 찍어놨던 김이나의 이야기입니다.
"...취향이란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나면은 단순히 취미와 여가와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거든요. 취향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적극적으로 지키고 찾지 않으면 진열된 사람들, 진열해 놓는 것들에 의해 움직여지고 만들어지기 너무 쉬운 세상이 됐어요."

인스타 댓글창에는 윤종신의 탑100을 좋아하는 그룹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을 다소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꽤나 날카롭게 반응을 하더라고요. 탑100을 찾는것도 취향 아니냐, 무취향도 취향으로 존중 받아야한다 등등 (이에 대해 제 생각은 탑100은 결국 본인의 주체성 혹은 agency가 아닌 다수의 선호로 만들어진 리스트이기에 딱히 말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인상적인 댓글 하나는 요즘 사회가 취향을 찾고 누릴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어 흥미로 웠습니다. 부르디외의 문화적 자본 이야기와도 연결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사회학도는 아니라서 깊게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분명 다방면에서 취향을 누리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의 차이는 사회계층과도 상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특히 어른이 되면서 지식, 음악, 미술, 음식 등 주체적으로 나만의 취향을 찾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어와서 이런 목소리가 바로 공감이 되었는데 다양한 반응이 있어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특히 김이나가 저렇게 말은 하지만 요즘의 대정보시대를 넘어선 ai알고리즘의 시대에서 나의 취향을 찾는과정이 정말 진정한 내 의지인가에 대한 의문도 점점 제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제가 얼마나 제대로 뭘 알고 이런 것들을 나의 취향으로 여길 수 있는지 의문을 자주 갖기도 하고요. 물론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무취향조차 하나의 취향으로 존중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어폐가 있는 의견이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취향을 갖는 삶을 지향하는게 조금이라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퀘이샤
23/11/06 14:36
수정 아이콘
어떤 말씀하시고자 하는지 충분히 느껴집니다.
한국사회가 여러 방면에서 획일화된 특성이 강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남들이 (잘) 하지 않았던 몰랐던 것을 찾는데도 갈증이 많죠.
그 갈증이 유행타면 또 획일화로 흘러가기도 하고,,, (sns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의 자존감이 평균적으로 높아지고, 그 개인의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받아들여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레드빠돌이
23/11/06 14:42
수정 아이콘
무취향도 취향이란건 자유를 억합할 자유도 자유란 말이죠

저런 반응은 열등감에서 오는 자기방어기제라고 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3/11/07 08:18
수정 아이콘
짧게 잘 표현하시네요. 동감합니다.
피우피우
23/11/06 14:56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쓰신 [취향을 갖는 삶을 지향하는게 조금이라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주로 무취향도 취향이라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회적으로 취향에도 급을 나누고, 급이 낮으면 아예 취향이라고 잘 인정하지 않는 범주가 있긴 하거든요. 연령대에 따라 다르지만 젊은 층에선 소주 좋아한다고 하면 그냥 술 맛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한다거나..

취향이라기보단 취미 얘기이긴 합니다만, 제 경우도 진짜로 '그냥 누워있기'가 취미인데 이런 얘기하면 보통은 그게 무슨 취미야 같은 느낌의 반응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23/11/06 14:58
수정 아이콘
일생을 힙스터, 잡덕으로 살아왔지만 이것도 심해지면 피곤합니다. 크크크크... 적당히 조절할 줄 알아야지 막 청동기로 가버리면 감당이 안되거든요
STONCOLD
23/11/06 15:28
수정 아이콘
일종의 메타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23/11/06 15:45
수정 아이콘
독특한 취향을 가지면 홍머병, X덕, 중2병 취급이니까요
잉어킹
23/11/06 15:49
수정 아이콘
제 취향은 단발컷에 오프숄더 탱크탑이 잘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사람되고싶다
23/11/06 16:41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뤘다기보단 사회 안에 개인이 있는 모양새다보니. 꼭 취향 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적더라고요. 전체적인 기준이 있고 거기랑 차이가 있으면 그걸 '엇나갔다'라고 하는 걸 보면.
23/11/06 16:55
수정 아이콘
그냥 남들이 어떻건 그런갑다 하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안되는 것 같아요. 예전 직장에서 부서사람들이 끊임없이 왜 차 안바꾸냐고 물어보던 기억이 나네요.
조메론
23/11/06 17: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무취향도 취향이다라는 말에 풉하고 웃었네요.

대한민국이 획일화를 강요받는 사회라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느껴왔는데요, 예전보다 나이지고 있는게 맞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체감이 잘 안되네요...
로메인시저
23/11/06 17:45
수정 아이콘
무취향은 취향이 아니죠. 부작위도 작위라는 것과 똑같은 말
하카세
23/11/06 17:53
수정 아이콘
무취향도 취향이냐... 너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기엔 안타깝긴 합니다. 우리나라 획일화된 사회 시스템속에서 수십년 교육받고 자라는데 어느 순간 자신의 취향, 꿈을 찾으라하면 다들 못 찾죠. 그럼에도 꾸준한 메타인지로 나의 취향, 꿈을 찾아나가는게 우리가 사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디지엔
23/11/06 18:06
수정 아이콘
제 취향은 오덕인데 남들한테는 무취향이라고 말합니다.
짐바르도
23/11/06 18:08
수정 아이콘
취향, 색깔, 결. 이런 건 인생을 두고 천천히 독서하고 생각하고 경험하고 실패하면서 생겨나는 것인데 갑작스레 만들어내려고 하면 될 리가 없죠. 희안한 취향을 자랑하면서 무취향, 대중 취향을 비난하는 자칭 힙스터들도 보면 얕고 얕은 것들만 주워섬기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남 따라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의 압력의 한국에서 개성과 취향을 지켜내라니 어려운 문제입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3/11/06 18:17
수정 아이콘
너 그런 사이트 하니? 크크크
머스테인
23/11/06 20:57
수정 아이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개인의 취향을 올곧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지켜내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취향이 확실한 사람은 타인의 취향을 좀 더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기도 하구요.
똥진국
23/11/06 21:55
수정 아이콘
제 취향은 스타킹 그 중에서도 검스입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이제 슬슬 검스가 많이 보여서 좋습니다 흐흐흐
차라리꽉눌러붙을
23/11/06 23:18
수정 아이콘
저는,
윤리의 끝으로 가면 어떠한 당위도 남지 않고 결국은 개인의 취향(감성)으로 귀결된다...라는 생각이라
사회가 더 더러워지지 않으려면 (제가 보기에?) 괜찮은 취향을 많이 퍼뜨리고 교육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는 요즘 유튜브 보면...
임전즉퇴
23/11/07 00:14
수정 아이콘
윤종신이 말하는 취향 없음은 주체인 개인이 빠져버린 상태를 말하는데 그걸 요약하느라 무취향이라고 해버리면 논의가 섞이는 것 같습니다.
엄청난 취향이 있는 것 같아도 자기가 즐거운 게 아니라 이것이 핫이니까 핫이어야해 읊고 있으면 무취향인 거죠. 한편 당장 선명하게 골라서 드러내며 살지 않을 뿐인 사람은, 물론 그러다보면 휩쓸린다 오지랖은 당할 소지가 있지만, 항변권이 있다 봅니다.
미카엘
23/11/07 07:14
수정 아이콘
남, 주변인한테 피해 안 주고 반인륜적인 취향만 안 가지면 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취향도 삶의 여유에서 나오는지라 배부른 소리이긴 하지만요.
0126양력반대
23/11/07 10:56
수정 아이콘
비교하고 무시하고 조롱하기 좋은 시대에 취향을 갖고 보여주는 것은 양날의 검 같기도 합니다. 전시하기 좋고, 동시에 비교품평당하기 좋고. 좋은 의미의 '알빠노'는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한테든 타인한테든.
23/11/08 12:53
수정 아이콘
취향은 만들어가는게 아니라 이미 태어날때부터 정해진 것을 확인&확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본인이(누구든지)가지고 있는 취향을 확실히 정립 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해야지만 그것이 바로 개인의 스타일로 재편되어 비로소 남들에게 자신의 ‘취향‘을 어필하고 호기심을 갖게만드는 힘이 생긴다고 봅니다.

패션,음악,와인 심지어 게임플레이등 어느것에나 적용 할 수 있고요. 따라서 취향이 없다는것은 취향이 아닙니다. 스펙트럼의 크기를 모르고 이를 알려는 노력도 크게 들이지 않으니 취향이란게 생길수가 없는것이고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가장 빠르고 쉬운길을 따르죠, 유행 or 인상
지금이야 이게 좋지만 나중에 저게 더 좋아 보인다면 취향이 정립되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자동차의 역사와 트렌드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면 그는 자연스럽게 확고한 취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스펙트럼의 대략적 크기를 알고 그 안에서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것과 그렇지 않은것에 대한 절대비교가 가능한 지식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한번 각인된 취향은 왠만하면 변하지 않아요.

취향은 곧 로망이고 로망의 기반은 그 분야에서 쌓아온 지식과 내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226 [일반] 60년대생이 보는 MCU 페이즈 3 감상기 part 2 [18] 이르21878 23/11/08 21878 15
100225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5. 지능과 재능 [23] realwealth10444 23/11/08 10444 4
100222 [일반] 우리는 테일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 (feat. Eras Tour) [22] 간옹손건미축12146 23/11/08 12146 10
100220 [일반] [독서에세이] 행성의 입주자들은 얼마나 닮았는가 part2: 『공감의 반경』을 읽고 [2] 두괴즐8077 23/11/07 8077 4
100219 [일반] 일본 젊은층은 더 이상 라노베를 읽지 않는가? [66] terralunar14903 23/11/07 14903 6
100218 [일반] 볼만한 티빙 OTT 드라마 [유괴의날] [12] 윤석열8052 23/11/07 8052 0
100216 [일반] [독서에세이] 행성의 입주자들은 얼마나 닮았는가 part1: 「얼마나 닮았는가」를 읽고 [2] 두괴즐7624 23/11/07 7624 4
100215 [일반] 홍대 입구 근처에서 강풍에 의한 공사장 구조물 전도 사고가 발생한 듯 하네요 [14] To_heart15803 23/11/06 15803 0
100214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4 [2] realwealth8499 23/11/06 8499 5
100213 [일반] 경악스러운 출산율 하락 속도, 0.8대 진입이 예상 [201] 라이언 덕후21956 23/11/06 21956 23
100211 [일반]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취향 [23] 휵스9877 23/11/06 9877 10
100209 [일반] 진격의 거인 파이널 후편 짧은 소감 (스포) [20] 아드리아나8312 23/11/06 8312 0
100208 [일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긍정적 리뷰(스포有) [18] 오곡쿠키8134 23/11/06 8134 6
100207 [일반] 첫 풀코스 마라톤 완주 기록 [34] likepa7729 23/11/06 7729 34
100206 [일반] 뉴욕타임스 10.31. 일자 기사 번역(부동산 수수료 분쟁) [23] 오후2시10230 23/11/05 10230 1
100203 [일반] 건강한돼지 체지방 20언더 드디어 돌파 했습니다 [16] insane9191 23/11/05 9191 5
100202 [일반] PGR21 embed 도입 및 속도개선 [69] 당근병아리10240 23/11/05 10240 38
100201 [일반] 방원이가 또... [드라마 원경 제작 확정] [38] 송파사랑12673 23/11/05 12673 1
100200 [일반] [팝송] 레이니 새 앨범 "a beautiful blur" 김치찌개6656 23/11/05 6656 1
100199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7) 레바논 내전 [3] 후추통7224 23/11/04 7224 14
100198 [일반] "과밀수용에 고통" 교도소 재소자 50명 '집단소송' 승소 [62] VictoryFood13594 23/11/04 13594 1
100197 [일반] 누구나 '일반인b'가 될 수 있다 [13] 우주전쟁11529 23/11/04 11529 3
100195 [일반] 퀄컴 CEO, 갤럭시 S24 시리즈 투 칩 전략 확인 [52] SAS Tony Parker 14533 23/11/04 14533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