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챙길 새도 없이, 두 사람은 감염자들이 들이닥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야 했습니다. 이곳저곳에도 감염자들의 소리가 계속 들이닥치는 와중에, 두 사람은 앞에 있는 셔터문을 통해 우선 탈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무게가 무겁기에 쉽지 않았지만, 셔터를 받치기 위한 고임목을 어떻게든 가져온 후, 두사람은 셔터 반대편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도망치는 와중에, 엘리의 발을 한 감염자가 붙잡기도 했지만, 엘리는 감염자의 얼굴을 필사적으로 걷어찼습니다. '저리 가!' 한번. 두번. 그리고 세번째의 발길질에 감염자는 피를 흘리며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그런 엘리에 뒤에, 이번에는 라일리에게 감염자 하나가 뛰어들었습니다. 그 감염자는 라일리의 어깨를 밀친 후, 라일리를 공격하려고 했습니다. 엘리는 재빠르게 감염자의 뒤로 뛰어간 후, 칼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감염자의 어깨, 그리고 머리에 수차례 칼을 찌르며 엘리는 감염자를 제압했습니다. 두 소녀는 그렇게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멈출 새도 없이 다시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탈출구로 보이는 곳을 지나, 두 사람은 백화점 바깥쪽으로 나와 계속 뛰어갔습니다.
그 와중에, 중간에 엘리가 넘어지기도 했습니다만, 엘리는 라일리에게 괜찮다면서 계속 가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창문이 열려있는 높은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감염자들의 소리를 애써 무시한 채, 두사람은 계속 달렸습니다. 창문을 넘자, 건물 외벽의 공사장으로 보이는 곳이 나왔고, 라일리와 엘리는 점점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라일리가 먼저 페인트통이 있는 작업대를 올라간 후, 뒤이어 엘리도 뒤따라갔습니다. 그러던 그 때, 작업대가 갑작스레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엘리!"
엘리는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고, 그 순간 감염자 하나가 엘리에게로 달려들었습니다. 엘리는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뒤이어 라일리가 내려와 엘리를 공격하던 감염자를 제압했습니다. 그 때, 이번에는 라일리에게 또 다른 감염자가 달려들었고, 이번에는 엘리가 칼을 꺼내 감염자를 찌른 후, 목을 그어 감염자를 확실하게 제압했습니다. 그제서야 두 사람은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 때, 엘리를 바라보는 라일리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라일리는 엘리의 팔을 바라보며, 슬픔이 섞인 목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The Last of Us Main Menu Music - Airy String and Bass
"엘리. 네 팔 봐봐."
그것은 감염자에 의해 물린 상처였습니다. 엘리는 자신의 손에서 칼을 떨어뜨린 채, 상처를 바라보았습니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엘리는 자신의 팔에 난 상처를 여러차례 닦아내듯이 문질러보았지만, 피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엘리는 도저히 이 현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감염자에게 물렸다니?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엘리의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그 때, 그녀를 바라보던 라일리는 시선을 아랫쪽으로 향하더니, 엘리를 향해 무언가를 들어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상처였습니다.
라일리 또한 감염자에게 물려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순식간에 감염자에게 공격을 당해버리고 만 것이었습니다. 라일리는, 엘리에게 상처를 보여준 후, 그저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MOUNTAIN PLAZA, COLORADO
얕은 숨을 내쉬고 있는 조엘은 상당히 지쳐보였습니다. 엘리는 조엘의 옆에서 구급상자를 열어, 상처를 봉합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전에도 해봤어요. 거의 전문가라 할 수 있죠... 거의."
엘리의 말과는 달리, 그녀의 손은 떨림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엘리는 자신의 손을 붙잡은 채로 다짐하듯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침착하자. 침착해." 그렇게 엘리는 조엘의 상처에 바늘을 갖다대기 시작했습니다.
BOSTON, MASSACHUSETTS
"씨발! 씨발! ... 씨발!"
엘리는 파이프로 옆에 있던 화분을 마구 내리치며 분노를 표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이미 앉아있는 라일리의 옆에 같이 앉았습니다. 엘리는 모든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채 몇시간 전만 해도 회전목마를 타고. 사진도 찍고. 오락실에도 갔다왔고. 물총도 쏘고. 춤을 추고. 서로에게 고백을 하며 앞으로 함께 할 것을 결심했던 그 순간이 산산히 부셔져 버렸기에, 엘리의 눈에선 눈물이 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 쪽에 부술 수 있는 물건이 더 있어."
다소 차분한 톤으로 얘기를 하는 라일리의 말에, 엘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저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하루, 아니 몇시간만 있으면 이제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엘리는 슬픔과 안타까움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이 올라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울먹임이 가득한 목소리로, 엘리는 라일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제 어떡하지?""내가 볼 때. 선택은 두 가지야."
라일리는 총을 들었다 내려놓으며 첫번째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첫 번째. 쉬운 도피법을 선택한다. 빠르고 고통 없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진 않아."
그 다음, 라일리는 두번째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두 번째. 맞서 싸운다."
하지만, 엘리는 그런 라일리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뭘 위해 싸우라고? 우린 저놈들처럼 변할 거야."
그런 엘리에게, 라일리는 그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Gustavo Santaolalla - Left Behind
"우린 수도 없는 죽음의 가능성을 뚫고 지금까지 살아있어."
"내일이 오기 전에 죽을 가능성은 무수히 많아."
"하지만 맞서 싸우는 거야..."
"마지막 한 순간까지 함께 하면서."
"2분이 되든. 이틀이 되든..."
"그 시간을 포기하진 않을 거야."
"포기하고 싶지 않아."
"내 한 표는... 일단 기다려 보자는 거야."
"어짜피 우린 전부..."
"비극적으로 미쳐갈 거니까."
"세 번째는?"
"미안." 라일리는 엘리의 어깨를 한번 짚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자. 여기서 나가자."
엘리는, 자신의 눈에서 다시 한번 눈물을 닦아낸 후, 아래를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 그녀는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DLC Left Behind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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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하관제입니다. 지난 12일에 라스트 오브 어스 본편을 마무리한 후, 3일에 걸쳐 DLC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에는 적는걸 고민을 좀 했는데, 그래도 이번 DLC는 본편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파트2의 주연으로 등장하는 엘리를 다루는 중요한 스토리라고 판단되어 글을 이렇게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덧붙여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의 빠른 발매 또한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