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토미, 들어봐. 그 사람이 계약자야. 그 사람이 계약자라고. 알겠어? 난 이 일을 계속 해야 해."
"알고 있어... 아침에 얘기하자. 알았지? 아침에 얘기하자."
"그래. 잘 자라."
어느 늦은 밤이였습니다. 한 남자가 통화를 한 채로 집에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토미]라 불리는 이와의 통화를 마친 후, 그는 집에 들어와 불을 켰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이 켜진 덕에, 소파에서 잠들어 있던 한 소녀가 잠에서 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와의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아빠"라는 말을 그에게 건네면서요.
오후 11시 50분. 늦은 시간인 탓이였을까, 그는 상당히 피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딸과의 대화에서도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이던 그는, 딸이 '현재 시각'을 알아차리며 무언가를 꺼내는 모습에 조금은 언짠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딸은 자신이 준비했던 '무언가'를 꺼내어, 아빠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건 바로 시계였습니다.
자신의 하나뿐인 딸에게서 이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아빠로서 큰 기쁨이였습니다. '시계가 고장난 것 같다'며 잠시 딸을 놀래키기도 했던 선물에 대한 감상평이 끝난 후, 두 사람은 TV를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약을 팔아 돈을 마련해서 시계를 샀다'니, '그러면 대출금도 그럼 갚아줄 수 있겠네'라는 농담을 각자 주고받으면서 말이죠. 시간이 지난 후, 딸은 다시 잠에 들기 시작했고, 그는 그녀를 들어 침대로 옮겨주었습니다.
Gustavo Santaolalla - The Last of Us (Goodnight) ※ Track No. 14 (1HR Extended Ver.)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비록 늦은 밤 갑작스레 울린 전화벨 소리였지만 그 소리는 잠든 아이를 깨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여보세요."
"[사라]야. 아빠 좀 바꿔주라."
"[토미] 삼촌, 지금 몇시에요?"
"당장 아빠에게 할 말이 있어. 지금..."
[토미]삼촌과의 대화는 의문이 해결되기도 전에 끊겨버렸습니다. 이윽고 [사라]는 아빠가 보이지 않음을 알게 되자, 집을 거닐며 아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빠의 침실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자, [사라]는 그 곳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는 TV 목소리만 덩그러니 나오기 시작했고, TV에서는 한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폭동이라고 보도해 드린 건 전세계적 전염병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염된 사람들은 공격적인 성향이 보고된다는 증거가... ...소란이 일어났는데...
집에서 머지 않은 곳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방송. 가스가 샌다는 군인들의 말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발생하고 방송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창문으로 보이는 곳에서 연속적으로 폭발이 발생한 것을 본 [사라]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아빠를 계속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집 1층으로 내려온 사라. 그리고 사라는 아빠가 밖에서 들어온 것을 발견하게 되고, 아빠에게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좀 전과의 모습과는 다르게,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다급하게 무언가를 꺼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총이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작스러운 '소리'와 함께 창을 두들기자 아빠는 사라를 자신의 뒤로 피하게 했습니다. 이윽고 그 '소리'는 '날카로운 파편'을 만들어내었고, 한 남자가 유리창을 부수며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조금 전 뉴스에서 이야기했던 바로 그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두 사람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총성이 울리고야 말았습니다.
아빠가 자신의 옆집 이웃을 총으로 쏜 것을 본 [사라]는 이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딸에게 아빠는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을 하며, 그녀의 손을 붙잡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미처 다른 짐을 챙길 새도 없이 밖으로 나섰습니다. 밖으로 나서자, [토미] 삼촌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만난 세 사람은 집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도, 휴대폰도 갑자기 끊겨버린 상황. 심지어 '고속도로까지 군대가 봉쇄'했다는 상황에 그들은 우선 국도로 빠지기로 합니다. 지나가는 중간 중간에 사고가 난 차, 불타는 집이 보이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을 뿌리치면서까지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사라]는 아빠에게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아빠는 바깥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그런 거라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도로가 나오게 되었고, 그렇게 다수의 차들로 정체된 곳에서 그들은 잠시 차를 멈춰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 차에 있던 사람이 바깥에 나와 '어서 비켜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던 그 순간, 환자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앞 차를 덮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이 사람을 공격하고 물어뜯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믿기지 못할 광경에 그들은 황급히 후진을 하여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골목 또한 다수의 시민들이 움직이고 있어 이동이 어려운 상황.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사라]는 아빠가 앞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삼촌인 [토미]는 결국 그 말에 따라 앞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게 황급히 차를 몰고가던 그 때. 어떤 불빛이 그들의 왼쪽에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미처 피하지도 못한 상황. 그렇게 차량과 차량이 충돌을 하고, 셋은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다소 흐른 뒤, 정신을 차린 [사라]와 그의 가족들은 차 밖으로 탈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염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혼란 속에서 그들을 살아남기 위해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사라]는 자신의 다리가 성치 않음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했고, 그런 [사라]를 본 아빠는 그녀를 안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삼촌인 [토미]는 그들을 에스코트하며, 필사적으로 현장을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도망치던 와중에 그들은 한 건물로 황급히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감염된 사람'들 다수가 그들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고, 그런 그들을 [토미]는 문으로 막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래 버티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 [토미]는 자신을 일단 놔두고 두사람이 도망가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형에겐 [사라]가 있다'는 말을 하며 재촉을 하게 되고, [사라]는 그렇게 아빠의 품에 이끌려 그 곳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고속도로를 향해 계속 나아가는 두 사람. 그런 그들을 마치 가만히 둘 수 없다는 듯이 뒤에서 감염된 이들이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사라]는 아빠가 필사적으로 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뛰었을까요. 저 멀리서 무언가 불빛이 보이는 것을 발견한 [사라]의 아빠는 그 불빛을 향해 나아갔고, 이윽고 그 불빛은 그들의 뒤에서 쫓아오던 '감염자'들을 잠재웠습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기는 듯 했던 두 사람. 하지만 그 불빛을 비추던 군인은 그들을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사라]는 아빠가 군인을 향해 '자신의 딸이 다리를 다쳤다' '자신들은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군인은 두 사람이 기대했던 답이 아닌, 다른 목소리를 그들에게 내고 있었습니다. 현 상황을 본부에 보고하며, 그 지침을 기다리는 무전을.
"외각 경계선에 민간인 둘이 있다. 지침 바란다."
"아빠, 토미 삼촌은요?"
"일단 널 안전한 곳에 데려다 주고 삼촌 데리러 갈거야. 알았지?"
"어린 여자애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겠습니다."
"이봐요. 우린 목숨 걸고 여기까지 왔어요."
"알았어요. 우린 그저..."
너무나 잔인하게도, 미처 총을 피할 판단이 채 서기도 전에 총성이 그들을 향해 발사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사라]는 아빠의 품에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 충격으로 인해 바닥을 수 차례 구르게 되었고, 총구는 그런 그들을 봐주지 않겟다는 것처럼 계속 향해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때, 또 다른 한발의 총성이 울렸고, 그 자리에서 군인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을 총성의 위기에서 구한 것은 다름 아닌 [토미]였습니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나 싶었던 그 때, 어디선가 고통으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라]의 목소리였습니다.
"사라! 손 움직여보렴. 안단다. 알고 있어... 잘 들으렴. 아픈 거 알고 있단다. 괜찮을 거야. 우리 아가. 아빠랑 같이 있자. 알겠어. 아빠가 안아줄께. 그래 그래. 아픈 거 알고 있어. 기운내렴. 얘야. 제발. 나도 알아. 알고 있어..........사라... 얘야... 아빠한테 이러지 말거라. 아빠한테 이러지 마. 제발... 안 돼. 안돼... 안돼. 안돼... 제발. 하느님 제발. 제발. 부탁이다. 이러지 말거라. 제발... 신이시여."
챕터 2 : 격리 구역(The Quarantine Zone)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될 예정입니다.
2020. 03. 31. D-59.
P.S. 안녕하세요. 은하관제입니다. 지난 번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부족한 솜씨로나마 '게임 스토리'에 대한 부분을 글과 스크린샷, 음악 등으로 구성하여 이곳 게임 게시판에 글을 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회나 여건이 된다면 한번 더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무엇을' '어떻게' 적으면 좋을까 싶어 고민을 하다가, 후속작의 발매가 채 두달이 남지 않기도 했으며,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신 상황에 해당 게임의 '스토리'가 현 시점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어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이 글을 통해 직접 플레이하셨던 분들이자 후속작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하나의 설레임이자 기억으로, 직접 플레이할 기회가 없으셨던 분들에게는 해당 게임의 '스토리'가 잘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늦어도 발매 전까지는 해당 글을 온전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들께 미리 감사 인사를 드리며 챕터 1의 내용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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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26개월쯤 된 딸아이를 키우면서 라오어를 했는데 덕분인지 몰입감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필드의 모든적은 다 말살하고 지나가야한다라는 제 게임 철학을 완전히 바꿔준 게임이기도 했구요, 잠임이 아니라 잠행 느낌이었지만 덕분에 잘 안하던 메기솔:팬텀페인도 재밌게 뒤이어 즐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