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코에이 게임들을 불법적인 경로로 즐겼던 것에 대한 마음의 부채가 있어서

이번 삼14를 디지털 디럭스로 구매해 뒀는데, 평가들이 워낙 안 좋고 실제로 방송으로 봐도 너무 매력이 안 느껴져서 환불을 고민중이네요.

지금은 외지에 나와있어 아직 직접 게임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주로 거론되는,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문제점들 몇 가지를 짚어보면,


1. 최적화/그래픽 등의 문제 - 기존에 공지된 권장 사양이 꽤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인게임에서 그 정도 사양이 요구되는 이유를 찾기 어렵고,

심지어는 그렇게 사양을 늘렸음에도 '30프레임 고정' 으로 플레이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역체감이 있습니다.


2. 촌스러운 인터페이스 - 이건 인터페이스 전체의 문제보다는, 그냥 한글화 폰트가 너무 구린 것의 지분이 좀 큰 것 같긴 합니다.

전통적(?)인 궁서체가 계속 쓰이는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좌측 메뉴에 쓰인 애매하게 눌린 명조체는 끔찍한 수준..

그냥 방송 시청하기에도 상당히 거슬리네요.


3. 지나친 간소화 - 코에이 삼국지 최근의 추세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 정도는 깊게 즐길 거리가 있어야하는데

내정도 간소화하고 전투도 단순한 턴제 자동전투가 되어버리니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몰입감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래픽 좋은 땅따먹기를 하는 느낌.

안 그래도 즐길거리가 없는데, 코에이 답게 PK를 위해 엉성하게 컨텐츠를 비워놓다 보니 더더욱 손 댈 게 없어보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삼국지 13PK도 나름 그럭저럭 즐겼었고, 군주제를 더 선호해서 관심이 가는 작품이었는데,

게임이 미완성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뭔가 첫 단추부터 너무 엉성하게 꿰메어진 느낌이라 살려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네요.

삼국지 13의 경우에는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세력과 세력이 맞붙는 총력전의 느낌과 컨셉 자체는 잘 잡았었다고 생각하는데,

삼국지 14가 출시 전부터 강조했던 땅따먹기 컨셉은 이걸 재밌고 깊이있게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가 않아서..


일단 커뮤니티를 둘러봐도 이미 환불하신 분들도 많아 보이고 라이트 팬들 뿐만 아니라 골수 팬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싸하네요.

삼탈워가 입맛에 좀 안 맞기도 했고 코에이 삼국지는 여러모로 애정이 가는 시리즈인데 여러모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