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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10 15:39:56
Name Daita
Subject [스타2]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0.

어제부로 8개월간의 프로리그 대장정이 KT롤스터의 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처음부터 이번 시즌 프로리그를 지켜봐오진 않았지만, 모든 팀들에게 축하와 격려, 그리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결승 직관을 매우 가고 싶었지만, 안 좋은 개인사정이 있었던지라 아쉽게도 못 가게 되었네요. ㅜㅠ




1.

저는 스타2가 출시되었을 때 이후로 지금까지도 게임을 구매해보지도, 플레이해보지도 않은 팬입니다.
그저 리그가 태동하던 시절부터 스타1을 좋아해서 리그가 끝날때까지 시청해왔으며, 그에 익숙해진 점 때문에 다른 게임을 새로 배우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스타1에 모든 관심을 쏟아서인지, 브루드워 기반 리그가 끝나는 순간 리그를 보는 저의 시간은 없어졌고 간간히 아프리카쪽 스타1을 보는 정도로만 이어나갔습니다. 게임팬 생활로써는 거의 '연명'이라고 하는게 어울릴 정도로요.




2.

계속해서 들리는 안 좋은 얘기가 많았습니다.

스타2는 망한 게임이다, 프로리그에 관중석은 텅 비었다 등, 스타2와 리그의 존폐여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질 않았고 여론도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잇따른 게임단들의 해체, 선수들의 대거 은퇴(와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프리카 활동), 온게임넷의 스타2 토사구팽 등으로 인해 많은 팬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게 보였고, 저 조차도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리그를 시청하진 않았을지언정 제가 오랫동안 봐왔고 좋아했던 선수들이 스타2 판에 남아있어서 있는 모습이 외로운 사투 내지는 고생처럼 비춰졌던게 불편하고 안쓰러웠습니다.



3.

그리고 전병헌 회장님이 등장하셨습니다. 스포TV도 런칭했고요.

그때쯤부터 였을겁니다, [프로리그를 한번 시청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던 때가요.
(유학생인지라 많이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Youtube에서 esportstv 채널에서 경기도 많이 봤었고, 지금은 은퇴했지만 김구현 선수가 전역 후 돌아와서 승리를 챙기는것에 김철민 캐스터가 흥분하며 기뻐하는 목소리도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경기들을 띄엄띄엄 챙겨보긴 했지만, 김철민 캐스터의 프로리그 개막전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승부조작, 정전록, MBC게임 폐국 및 온게임넷 스타2 폐지 등 갖가지 역경들을 거의 2년간 겪으시면서 새로운 시작을 힘차게 알리는 그의 고조된 목소리는 이번 리그의 부활을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했습니다.




4.

이 긴 장정들을 지나오면서 어제부로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플레이오프는 최고의 꿀잼이었습니다! 다 챙겨봤거든요 ^^)
어제 1경기가 시작하기 전, 전병헌 회장님께서 맹크스 차림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절까지 하는 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다 못해 감격스러웠습니다. 순간 그 이전의 시간들이, 특히 작년에 스타2가 어려웠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생각나더군요. 그 어려운 프로리그를 짊어지시고 "처음부터 다시 건축하겠다"라는 신념과 태도로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정말 생명의 은인같이 고마운 분이 저희를 향해서 절을 하셨습니다.

오히려 제가 손을 잡아드리면서 절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감사드리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도 몰랐고요.




5.

너무 많은분들께 감사드리는 한 시즌이었습니다.


전병헌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

감격스럽습니다, 정치판에 있어서는 까막눈이고 문외한인 제 자신이지만, 전병헌 회장님은 분명 좋은 정치인이자 리더, 그리고 그 이상이실꺼라고 믿습니다.
이 모든 것에 있어서, [기적은 더 이상 없어보인다는 여론을 부정하기 위해 스타2를 다시 재건해주시려고 두팔 걷고 나서신]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해설진에게 감사드립니다.

김철민 캐스터, 고인규 해설, 유대현 해설 중 둘은 엠겜 출신으로, 정말 마음고생도 많고 우여곡절도 많으셨을텐데, 그리고 많은 해설진과 캐스터들이 스타2를 등지고 떠나가는 모습을 보셨을텐데, 남아주시면서 뜨거운 열정으로 중계해주시면서 저희의 가슴을 달궈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스포TV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스트로를 해체하면서 떠났던 IEG가, 이렇게 돌아왔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첫 리그 진행에 첫 대형무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기상천외한 재미를 주신 점과 스타2 팬들을 집결시켜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지켜보는 판의 결정체이지 존재의 이유라고 언제나 생각합니다. 수많은 다른 게이머들이 LOL 및 아프리카TV 스타1으로 전향할 때에도 남아서 스타2를 지켜주셨던 많은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있기에 제가 스타2 판으로 돌아와서 즐겁게 시청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한분 한분 정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수많은 감독님, 코치진, 옵저버, 곰TV 해설진 등등 정말 많은분들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같이 하고 계시는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같이 볼 수 있기에 더 볼맛이 나고 뜨겁게 만들수 있다고 믿습니다. ^^






END.

모두에게 정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가슴이 벅찹니다.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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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알못
14/08/10 16:12
수정 아이콘
헝 이런 글 너무 좋아요!! 역시 많은 팬들이랑 같이 봐야 더 재밌는거 같아요. 오랜만에 불판 달리면서 경기를 보니까 더 좋더라구요. 프로리그가 다시 힘을 낼 줄은 기대 못했는데 어제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하는 결승을 보니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더더 흥하는 프로리그 그리고 스2가 되기를!
광개토태왕
14/08/10 16:52
수정 아이콘
어제 직관 다녀온 사람인데 오랜만에 스타2로 하나 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네요!!
스타크래프트2를 아직까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삼성전자홧팅
14/08/10 17:10
수정 아이콘
진짜 어제 날씨도 도와줫네요...
딱 프로리그 결승이 끝난 다음날에 비가 많이 오는 걸 보니...
가루맨
14/08/10 17:23
수정 아이콘
올해의 국내 스타2 판은 프로리그가 하드 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리고 프로리그의 하드 캐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Daita님과 같이 따뜻한 애정을 가지신 분들이 이 판에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프로리그 결승전은 모든 스타2 팬들에게 축제와도 같은 무대였죠.
차기 시즌에서 경기 내적으로 전 연맹 팀들이 분발하고 경기 외적으로 인터뷰어 문제만 해결된다면 차기 시즌은 이번 시즌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프로리그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나아가 스타2의 최종작인 공허의 유산은 스타3 수준의 대격변을 통해 RTS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희대의 역작으로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낭만양양
14/08/10 18:29
수정 아이콘
이번 프로리그는 스1시절 프로리그까지 포함해도 손꼽힐만한 프로리그였습니다.
라운드별 플레이오프 그리고 그 라운드마다 마지막 경기까지 버릴게 없고. 끝나는 정규리그 마지막경기도 대박!
최종 플레이오프는 뭐 말할게 있나요? 그야말로 모든 경기가 대박 경기!
우주뭐함
14/08/10 23:07
수정 아이콘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스타2를 조롱했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준 프로리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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