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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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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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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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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GSL 정복에 나서다]
"GSL? 글로벌 설거지 리그의 약자냐?"
(어느 스갤러. WCS 협회 11연승 당시 스갤에 올라온 글)
기세등등한 협회 팬덤은 다음 정복대상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스타리그가 스2로 전향하기 전에는 국내 유일의 스2리그였으며 세계 최고의 리그로 인정받는 Global Starcraft II League , GSL이었죠. 프로리그 성적으로 코드S와 코드A 시드를 받은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 90명이 넘는 협회선수들 전체가 9월 12~13일 GSL 예선에 도전장을 내밉니다.
협회 팬덤은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연맹의 주력은 이미 코드S와 코드A에 머물러있는 상태이고 예선에 남아있는건 하위권 선수들 뿐이니, 연맹 1군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협회 선수들이 못 이길리가 없다고 생각했죠. 예선통과자 21명 중에 대부분이 협회선수일거라는 자신만만한 예측이 계속 나왔습니다.
그러나 협회의 GSL 도전은 시작부터 순탄치않았습니다. 깔보던 연맹 하위권 선수들에게 협회의 네임드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당했고 개중에는 아마추어에게 패배하고 광탈하여 망신살이 뻗치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최종결과는 '연맹11 : 협회10'. 겉보기에는 엄대엄이었지만 협회 전체가 덤빈것치고는 기대이하의 탐탁치않은 성적이었죠. 예상과 다른 결과에 협회 팬덤은 약간 당황했지만 원래 예선은 이변이 속출하는 곳이라고 애써 덮고 넘어갔고 진출한 선수들만으로도 GSL을 정복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예선결과는 오히려 양반이었죠.
[협회의 악전고투. 승격강등전 잔혹사]
"연맹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연습량이 적었기 때문에 실력이 더 좋아도 방송 경기에서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연맹의 모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린 상태라 제대로 된 대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MVP 선수 황규석. WCG 조성호와의 경기에서 승리후 인터뷰 中)
GSL의 하위리그 코드A에서도 협회의 고전은 계속됩니다. 승강제 리그 방식으로 실력자를 철저하게 가려내는데 최적화된 GSL의 엄격한 시스템은 가차없었죠. 코드B(피씨방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코드A 1라운드부터 차례대로 단계를 밟고 올라가야 하며 만약 1라운드에서 패배할 경우 다시 코드B로 돌아가는데, 예선통과자 + 시드자와 코드S에 내려온 이제동 선수를 포함 협회선수 15명 중에 절반에 가까운 7명이 연맹에게 패배하고 피씨방으로 굴러떨어집니다. 개중에는 WCS와 프로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선전이 기대됐던 김정우 같은 선수도 있었죠. 일부 협회선수들만이 살아남아 코드A 2라운드, 3라운드에 진출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절반이 패배하고 승격강등전을 치뤄야했고, 이때부터 협회의 승강전 잔혹사가 시작됩니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5~6명이 한조를 이뤄 단판제 풀리그 방식으로 대결끝에 상위 2인만이 코드S로 진출하는 GSL 승격강등전은 온갖 날빌의 난무와 이변의 속출, 지독한 희망고문 때문에 하는 선수나 구경하는 팬덤이나 모두 괴로운 지옥으로 예전부터 악명이 높았죠. 승강전 첫도전에서 협회 팬덤은 그것을 뼈저리게 체감합니다. 승강전에 도전한 4명의 협회선수들은 단 한명도 코드S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영호 선수가 2승을 거두고 나름 선전했지만 탈락은 탈락이었고 다른 선수들은 모두 1승, 혹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연패끝에 탈락합니다. 그냥 진것도 아니고 너무 허무하고 무력한 경기력이었죠.
그래도 아수라장을 뚫고 살아남은 협회 선수들은 나름 선전했고 신노열, 정우용, 김유진, 이신형 총 4명이 직행으로 코드S 티켓을 거머쥡니다. 여기에 시드를 받은 전태양, 김민철과 지난시즌 코드S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오른 정윤종까지 합쳐서(코드S 8강부터는 다음시즌 시드부여) 협회는 코드S에서 총 7석의 좌석을 확보합니다. 25%에 가까운 수치. 기대보다는 훨씬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무시할수만은 없는 규모였죠. 이 7명이 모두 16강, 8강에 오른다면 말그대로 GSL을 '정복'하는거였으니까요.
그러나 코드S의 벽은 높았습니다. 코드A를 전승으로 통과하며 무시무시한 포스를 내뿜었던 신노열은 32강에서 허무하게 광탈해버렸고 이어서 정우용, 김유진, 전태양이 차례로 탈락합니다. 그나마 이신형, 김민철이 선전하며 각각 4강, 8강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어디까지나 이변의 영역일 뿐,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군심 발매후 3개월이 지나면 GSL 16강에서 연맹 선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거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16강에서 협회선수 이름을 보기가 힘든 상황이었죠.
(여담으로 정윤종은 MLG 출전을 위해 코드S 기권.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때부터 정윤종의 하락세가 시작되죠)
[뒤바뀐 팬덤의 입장]
협회 팬덤은 당황했습니다. 스2 정복이 눈앞에 보이는것 같았지만 연맹이 쌓아온 2년은 절대 가볍지 않았고, 연맹의 두터운 선수층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GSL의 엄격한 시스템은 협회를 가로막는 두터운 벽이 되어 나타났죠. 연맹 선수들을 설거지, 도망자, 노재능이라 비하하던 어그로꾼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고 스2판을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는 여론이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협회 팬덤의 선수들에 대한 특유의 자부심은 여전했고, 이번 결과는 협회가 GSL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적응을 못해서 그런것 뿐이고 이제 병행이 끝나고 협회선수들이 스2에 전념하기 시작했으니 다음 시즌부터는 다를거라고 말했죠.
멘붕에서 벗어난 연맹 팬덤은 편안한 마음으로 스2를 관람했고, 이제껏 협회 팬덤에게 받은 공격을 역으로 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재능이 쩔어서 3개월만에 스2를 정복한다던 협회의 재능 1군은 어디 있냐? 이게 니들이 말하던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냐? 그 잘난 협회의 시스템은 어디 간거냐? 등등. 그래도 소수 협회 선수들이 선전해준 덕분에 코드C 드립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협회선수에 대한 응원글이나 관심글도 자주 올라오는등, 분위기는 한껏 누그러진 상태였습니다.
이때부터 팬덤의 싸움은 서서히 소강상태에 접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