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4/22 13:20:50 |
Name |
無痕 |
Subject |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저의 이름은 이곳에서만은 無痕 입니다.
무흔, 흔적이 없다는 뜻이고 답설무흔 이라는 무협상의 경공의 경지를 이른
(에,경공인지 보법인지는 요사이 그쪽에서 손뗀지 오래라 틀릴 수도 있겠습니다만-_-;)
말에서 따 왔습니다.
원래의 뜻은 눈을 밟아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지만,
제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 역설적인 의미 입니다.
제가 쓰는 하나하나의 글들이 모두 다 흔적이고 그 흔적들은 한번 남으면 지워지지 않는 것이니까요.
사실은 무흔 이 아니라 유흔,
모든 것은 하고 나면 그 흔적이 남습니다.
그것이 유형적인 것이든 무형적인 것이든 말이지요.
그리고 그 흔적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다 라는 의지를 담아 만든 이름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다른 이의 이름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름을 먼저 밝히는 것이 예의 일테지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 게시판, 이 사회 안에서
저는 당신을 무어라 불러야 합니까?
현대에 있어 이름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호에 자 라는 이름들이 있어서
태어나 받은 이름과 장성하여 자신이나 아니면 다른 이에게 받을 수 있는 이름이 달리 있었던 것과는 달리
현대에서는 주어진 이름을 쓰고 있지요, 몇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
인터넷 이라는 공간도 그 특수한 공간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름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곳이죠.
제 본래의 이름이 무엇이든 이 곳에서는 전 무흔 입니다.
제가 선택했고 그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당신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선택하고 책임을 다하며 그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이름을 가지고 계십니까?
답변을 달 때마다 바뀔 수 있는 이름,
자신을 다 들어낼 수 없어 그저 의미없는 기호로 대신한 이름,
상대에 대한 못마땅함을 강조하기 위한 이름,
그 어느 것에서도 저는 당신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이름들에는 당신의 의지도, 그리고 이곳에서의 당신의 역사도
저는 알아볼 수가 없으니까요.
ps. 이 글을 보신 모든 분들이 '당신' 에 해당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저,
얼굴을 알 수 없는 공간 안이기에 ID 나 닉네임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일텐데
그것에 대한 애정이 없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신 것 같아
투덜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