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유일하게, 서초구에서는 자유한국당 조은희 현 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후보를 52.4% vs 41.1%라는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었습니다.

소위 강남3구, 강남구 송파구도 제법 큰 차이로 민주당이 당선된 것이나,
서초구의 구의원 비례대표 투표결과는 민주당이 큰 차이로 1위를 한 것에 비추어보면
조은희 구청장의 당선은 특별한 요소가 있었다 볼 수 있습니다.

서초구 유권자들의 정당지지 현황을 짐작할만한 비례대표 투표결과를 보면,

1위 더불어민주당 - 42.2%
2위 자유한국당 - 36.3%
3위 바른미래당 - 13.3% (구청장 선거 5.9% 득표)
4위 정의당 - 8.2%

로 나타납니다.

구청장 선거의 4위는 0.7%득표의 민주평화당 조순형후보였던 것을 보면,
조은희 구청장이 바른미래당 지지율 중 7%정도뿐만 아니라, 정의당 지지자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부터도
어느정도 득표하였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정근 후보는 서초구의
정당지지율 42.2%에도 미치지 못하는 41.1%득표에 그쳤고, 이중 정의당 지지율 일부는 흡수되었을
것임을 고려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중에서도 4~5% 정도의 이탈이 있었다는 것이죠.


물론, 조은희 현 구청장은 임기중 업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청렴도도 수직상승했고, 종전 구청장에 비해 무의미한 보도블럭까기등 예산낭비도 체감되지 않고,
서리풀 원두막, 대중교통 대기 비닐막처럼 피부에 와닿는 호평받는 행정도 있었고, 중앙일보 제공 소위 시정활동
파헤쳐보기에서도 서초구의 운영은 대체로 욕먹을 구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태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그런 소소한 장점이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표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제가 주목한 지점은,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후보의 약력입니다.

이정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이며, 문재인 캠프 여성네트워크 위원장,
성평등 위원회 부위원장의 직함이 선거공보에 적혀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이 돈도 되고 표도 된다지만, 이정근 후보의 대항마는 조은희 후보. 마찬가지로 여성후보였죠.
남혐으로 관련 여성표를 독점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반면 이 페미니즘 이슈와 남혐에 진절머리를 느끼는
젊은 남성계층표는 민주당 지지자라도 이정근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이탈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바른정당 지지자 중의 상당수도 이정근을 막기 위해 조은희에게 투표하는 식으로 표가 이동했을
가능성이 커보이고요.

그래서 서초구청장의 민주당 패배는 페미의 첫 패배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썩 개운하지는 않은 것이 이런 효과를 보려면 반대후보자도 여성이라는
조건이 필요한가..-_-하는 생각은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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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6/14 15:58  

확실히 페미 주제에서는 제가 과몰입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조은희 구청장이 인물이 더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이정도 차이가 날 것인가 생각하면서 다른 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는데, 과한 해석이고 행복회로였던 모양입니다.

편향된 내심이 드러난 해석이라 민망합니다만, 미숙함의 증거로 본문은 남겨두겠습니다. 이불킥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