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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1 03:51:26
Name 튜브
Subject [일반] 안희정의 취중진담

밤은 깊었는데 어제 광화문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보다 또다시 센치해지는 바람에 졸필로 써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저 또한 이불킥을 하게 될 지도...흐흐


=====================================



어제 안희정 주사, 아니 안희정 지사는 해외 토픽이 된 장면을 하나 남겼습니다.




왠지 소싯적에 많이 해보신 솜씨...


어제의 그 취중연설은 안 지사의 이불킥 장면으로 기억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현장에서 동영상을 찍으며 지켜보던 저는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안희정 지사는 2002년 대선 관련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습니다.
좌희정 & 우광재 라고 불릴 정도로 노무현의 최측근이었지만 상술한 징역형 때문에 공직에 나설 기회가 거의 없었죠.
그 사이 참여정부는 정권 연장에 실패하며 그 막을 내렸고, 안희정은 2006년에 복권은 되었지만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선거법 위반 경력 때문에 낙천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안희정은 자신의 분노를 내비칩니다.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서 너무 억울합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이명박 정부 특검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에 가해졌던 이 사회적 폭력과 린치에 대해서 분노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신이 원한 결과가 이런 겁니까.
대한민국 검찰. 당신들이 원한 결과가 이런 겁니까.
조중동. 당신들이 원한 결과가 이런 겁니까.
한없이 분노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의 고향인 충청남도 도지사직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0년 5월 24일. 강경 유세 현장에서 인생 연설이라고 할 수 있을 연설을 하게 됩니다.





(1분 53초부터)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1주기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분을 모시고 20년 동안 충성과 의리를 다해온 저 안희정으로서는 피눈물이 나는 날입니다.
지금 이렇게 생각해도....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습니다.
왜 좋아했느냐고요?
그 분이 저한테 한 자리를 줬습니까? 저에게 돈을 줬습니까?
하지만 저는 노무현이 좋았습니다.

노무현은, 노무현은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말하던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했습니다.
왜 출세를 합니까. 억울한 일 안 당하려고 출세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출세하면 다른 사람들을 피눈물 나며, 억울하게 밟으면 되는 겁니까!
돈을 벌든, 권력을 갖든 다른 사람들을 피눈물 나게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내가 설령 출세했더라도 사람이 바뀌면 안 되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제가 그 노무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은 저 신화에서, 고향에 남아서 한우를 키우는 저 우리 외삼촌에 대한 나의 우정이요,
아직도 시골에서 농사짓고 있는 우리 부모님과 평범한 보통 사람에 대한 저의 충성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국민에게 충성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에게 충성하는 것은 제가 살아온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이요, 힘없고 빽없는 이 땅의 보통 사람들. 어머님 아버님들에 대한 충성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충성했습니다.”




그 이후 충청남도 도지사에 민선 5,6기에 당선과 재선을 하게 되고, 2017년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갔지만 패배합니다.
그리고 어제.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일정에 참석하여 이런 취중 연설을 합니다.





(3분 7초부터 - 제가 찍은 영상은 아닙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을 대신해서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밤이 지나고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환호와 기쁨과 설레임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 간혹 그 소식이 국민 여러분들의 그 생활의 현장에서 "내가 문재인 잘못 봤는가보다", "문재인 정부가 뭔가 잘못가고 있는 것 같다" 라고 하는 소문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바로 그 순간, 문재인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계속해서 사랑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들은 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자기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갖고 국민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5년 동안 그냥 꾸준히 지지해달라는 말씀입니다.(웃음)”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자신이 좋아하고 충성했던 노무현을 지키지 못해 억울해 하던 안희정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의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퇴임 후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길 바라는 심경이 취중진담으로 묻어나온 것 같아 가슴이 한참이나 먹먹해졌습니다.




저는 문재인 지지자이면서 동시에 안희정 지지자입니다.
안희정의 대연정과 선의 발언 때 15년째 저의 정치적 동지이자 문빠인 제 친구가 시퍼렇게 안희정 비판을 할 때도 위의 강경 연설을 생각하며 그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직도 노무현에 대한 미안함과 충성을 버리지 못한 것 같은 안희정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 안희정은 진퉁이다.


저 또한 글이 길었지만 마지막으로 저도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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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 미오나
17/05/11 03:59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너무 나서는 것 같아 불만이...
벌써 다음 대선 경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최성은 적절하게 잘 끊었는데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은 너무 말이 길었고
그중에서도 안희정은 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인데 말이죠.
17/05/11 04:01
수정 아이콘
저도 말이 길었다고는 생각합니다. 5분 가까이 했어요.
이런 이야기 하는 카톡방에서도 안희정 지지자지만 너무 많이했다고 말할 정도로요.

그래도 제 글의 포인트는 그게 아니니 이해바랍니다.
17/05/11 04:07
수정 아이콘
술먹음 + 충청도라서 느림 이라고 이해합니다

박원순은 서울시장으로 광화문 촛불에 일정부분 기여한 바가 있으니 그정도 할 만하다고 이해하고,
김부겸은 대구에서 피똥쌌으니 이것 또한 합당하다 여겨지고
이재명, 안희정은 지자체장으로서 문재인 지지율 보면서 최후의 순간에 사직하고 지지선언할 준비 했으니 그럴만 하다고 봅니다
최성도 뭐..언제 끝난 경선인데 그거 언급하는건
엔조 골로미
17/05/11 04:09
수정 아이콘
원래 말이 좀 긴편이긴하죠...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한건 아니고 앞뒤 행동하는거 보면 약간 하이한 기분에서 막 한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크크크;; 보다가 레알 빵터졌네요
17/05/11 04:13
수정 아이콘
이 글 쓰려고 다시 몇 번 봤는데 발음 꼬이는게 확실히 들리더라구요.흐흐흐
17/05/11 08:14
수정 아이콘
박주민이 사회에 민주당 경선 주자 한마디씩 하는 이벤트를 보면서 민주당이 정말 준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기 대선 주자를 줄줄이 무대에 올림으로 이번 정권을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봤습니다.
아이오아이
17/05/11 04:00
수정 아이콘
어제 안희정주사의 발언을 들으면서 뭔가 위로받는 기분이였습니다. 당신도 여전히 아프구나... 하는 그런...
17/05/11 04:02
수정 아이콘
제가 쓴 장문의 글을 한 줄로 정리해주시는군요.흐흐...
여전히 아프지만 그렇다고 두 번 겪진 맙시다. 라는 마음이 느껴졌네요.
17/05/11 04:09
수정 아이콘
아이고... 댓글에 이렇게 감동 받을 수 있네요.
대장군
17/05/11 04:47
수정 아이콘
아.............. 여전히 아프구나... 감동입니다
17/05/11 04:03
수정 아이콘
안희정 이재명 최성 모두 차기 총선에 나와서 여의도 스트레스 테스트 받고 다시 대선경쟁 했으면 하네요
17/05/11 04:06
수정 아이콘
안희정 지지자로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인 후보 경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 나와서 융단폭격 맞은 뒤 멘붕 온 것보다 경선에서 그런게 차라리 나았다 싶은...흐흐
그래도 정치인 치고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이 들어 멀리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선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빡줘야죠. :)
17/05/11 04:09
수정 아이콘
지자체'장'으로 정치 시작해서 그런지 두 사람 모두 멘탈이 너무 약하고 지지율 빠지니까 바로 무리수 두는거 보니까

역시 정치인은 지역->중앙정치->지자체장->대권 테크가 건실하게 클 수 있는 루트 인 것 같네요

이번 경선에서 살짝 검증 받은거로 저리 휘청거렸으니, 다음 대권경쟁에서는 더 발전하겠죠
17/05/11 04:14
수정 아이콘
저는 안희정 주사보다 이재명의 자주 드립보고 식겁했는데..

암만 봐도 이재명은 민주당에 있을 인물이 아닌듯.. 그냥 정치 해볼라고 줄대다가 민주당에 흘러들어온거지 사상, 신념이 완전 저쪽인데
17/05/11 04:40
수정 아이콘
삼당합당으로 넘어간 사람을 제외하면, 운동권 사람중에 저쪽당이 들어갈 사람은 없죠.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더민주도 보수입니다.
17/05/11 04:46
수정 아이콘
민정당계 말고 경기동부요
동네형
17/05/11 10:07
수정 아이콘
그쪽 사람은 아닙니다. 민주당 포지션이 상당히 넓어지면서 지지자들이 다양하게 발을 걸친건데 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정의당은 몰라도 민주당은 그쪽 지지자들이 들어와도 자체에서 소화가 가능한 사이즈라서요. 특히 요즘 젊은 층 인재들은 예전 처럼 답없는 운동권은 아니라서 이상과 현실을 묶을줄만 알면 크게 될사람 많을겁나다.
라이징썬더
17/05/11 07:13
수정 아이콘
대연정이니 선의니 발언때도 그랬지만 안희정은 대통령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7/05/11 07:14
수정 아이콘
문재인을 지지한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문통의 큰 실정이 있지않는이상 무조건지지를 보여줄듯합니다

노통에 대한 비판적지지가 비극적결말을 가져왓다는 트라우마가 있는듯
17/05/11 07:52
수정 아이콘
이 주사를 보면서 어른들 세대한테 왜 안희정이 호감인지 이해가 가더군요.
어머니가 쟤 왜 저러냐면서 자식 보는 느낌으로 웃으시더라고요. 친근감이랄까, 그런 게 있어요
하고싶은대로
17/05/11 08:16
수정 아이콘
저는 좋았습니다.

정치인들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합니다. 속내는 아무도 모르고, 그 안의 추잡함이 어느정도인지도 모르고 국민은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보고 투표를 한다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안희정 주사의 발언들을 보면서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저는 제가 잘못 보고있거나 속고 있다고 하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을 지지하고 싶거든요. 대통합이니 선의니 그런것은 마음에 안들었지만(앞으로도 그럴겁니다) 저 발언들 만큼은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고, 그건 기억에 남아 안희정 지사를 볼때마다 떠오를 것 같습니다.
르웰린수습생
17/05/11 09:15
수정 아이콘
정치인에게 진정성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공약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아무짝에 쓸모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안희정의 진정성은 문재인에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쌓은 경험치를 발판 삼아 안희정이 좀 더 완숙한 정치인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17/05/11 09:17
수정 아이콘
여러분 다 놀리려고 안희정 주사라고 쓰시는거죠??
바쁜벌꿀
17/05/11 09:41
수정 아이콘
주사파가 그 주사파였구만!
시네라스
17/05/11 10:39
수정 아이콘
안희정의 "선의"가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그래서 걱정이 더 걱정이 드는데 한동안은 시간이 많으니까요.
17/05/11 11:00
수정 아이콘
안희정 주사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연설이었네요. 어우 주사파!
지니팅커벨여행
17/05/11 12:47
수정 아이콘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를 하다 보면 일정 레벨이 되었을때 병종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잖아요.
예를 들어 연노병에서 발석차로 가려면 투석기라는 업그레이드 도구가 필요하죠.
(조조전에선 노병, 노기병, 발석차의 3종으로 세분화 되었고, 역시 인수라는 업그레이드 도구를 써야...)
발석차가 기동력이 떨어져서 그냥 연노병으로 굴리면서 다닌 적도 있는데, 강력함은 확실히 덜하더군요.
안희정이 경험지로 인한 레벨업은 되었지만 병종업은 안 된 것 같은 느낌이예요.
아직 젊고 병종 업그레이드 할 시간과 도구도 많으니 차근차근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발석차로 변경하고 적토마(이동거리)와 병법서(방어력)를 장착하면 엄청 강력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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