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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1 01:49:55
Name 머리띠
Subject [일반] 안철수에 대한 기억, 아쉬움
선거전에는 가장 짜증나는 후보가 안철수였는데(홍준표는 그냥 막장) 이렇게 대선이 끝나니 안철수에 대한 옛날 생각이 납니다. 기억력으로 떠올리며 적다보니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안철수를 처음 안 것은 V3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때는 컴퓨터도 생소할 때였는데 컴퓨터 백신이라는 것을 안철수라는 한국사람이 만들었다고 띄어줘서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했었죠. 거기다 원래 직업은 의사 그것도 무슨 최연소 타이틀을 가졌던 아무튼 잘나가는 의사가 컴퓨터도 잘 하다니 경외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는 제 기억에서 한동안 잊혀졌다 예능프로 무릎팍 도사에 출연 후 다시 스타가 되어 돌아옵니다. 외모도 말투도 남자에게 이런 말은 이상하지만 안철수씨 참 참하더군요. 똑똑한데 착해보였습니다. 그렇게 올라간 인기로 단번에 대선후보가 되었죠. 그러고보니 그때 야권에 참 인물이 없었나 봅니다. 이명박의 실정속에 반박근혜 연합에 추대된건 노무현 친구 문재인, 유명인 안철수이니 말이죠 기성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거부감이 컸었나봅니다. 아무튼 박근혜의 위력을 몰랐던 그때는 문재인 안철수가 단일화만 된다면 정권교체는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의 양보는 그를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대선패배는 생각보다 충격적이진 않았습니다. 투표율이 높아서 문재인이 될줄 알았는데 박근혜의 결집력을 보고 졌잘싸 같은 허탈함이 들었거든요. 박근혜가 대통령 됐으니 5년만 참으면 박정희의 망령을 영원히 안볼수 있다는 후련함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떠밀려나온 문재인보다 정치의지가 있었던 안철수가 5년간 잘 성장해서 다음 대선의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후 안철수의 민주당 입당.

전 정치에 관심이 크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해서 누가 잘하고 못하고는 여론을 보고 그런가보다 합니다. 안철수는 젊은 사람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어느순간 젊은층이 많은 인터넷에서 욕을 먹더군요. 물론 안철수가 지난 단일화 과정에서도 욕을 많이 먹었지만 그건 문재인, 민주당 지지자의 경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안철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현실에서 안철수를 떠나가는 정치인들을 보며 안철수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가 리더십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기존 정치인과 타협하지 않는 순수함인가 헷갈렸습니다. 그 헷갈림은 머지않아 확신으로 바꼈습니다. 탈당 후 안철수와 함께한 인물들을 보며서 말이죠. 그때부터 였던것 같습니다.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접은건요. 새로움이 안철수였는데 탈당 후 함께한 인물들이 민주당의 구태라니요. 참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새누리보단 낫겠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정치인 안철수에게는 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5년동안 도대체 뭐한걸까요 성장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국민을 위한다 국민이 판단한다 하면서 정작 안철수 본인은 뭘 준비하는지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내편인지 적인지도 모르겠고 그저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 그게 다인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안철수에게 아쉬움이 드는건 지역주의, 거대양당 체제를 깨뜨려준 그래서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서 활력을 준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고마움 때문입니다. 이제 안철수는 대선과정에서 실망스런 행동을 많이 보여줘서 기대감이 없습니다. 별볼일 없는 정치인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이런 제 예측을 안철수가 보기좋기 빗나가게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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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1 02:53
수정 아이콘
저에겐 이번 대선의 모습 이전에 15년 말 분당 시기의 모습이 너무 컸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당을 만든게 본인에겐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만 국민의 당 안철수면 몰라도 민주당 안철수는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들었죠. 적어도 민주당 안에서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HiggsHunter
17/05/11 08:04
수정 아이콘
저는 사람들이 안철수씨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금은 너그러워 졌으면 합니다. 두분다 이제 거물 정치인이 되셨지만 사실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삶을 시작하신건 5년이 채 안되셨죠. 안철수씨의 실망스런 행보들도 초보 정치인의 미숙함과 조급함에 의한 실책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직대통령들께서 정치입문 5년차때 무었을 하시고 계셨는지 보면 지금의 안철수씨만 해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거죠. 김영삼대통령은 낙선했다가 4.19 혁명이후 재기한 시기고, 김대중 대통령은 아직 국회의원도 못하실때이고 노무현대통령은 3당합당 반대하시고 계속 낙선하고 계실때죠. 박정희의 후광을 입은 박근혜조차 신당창당하다 실패하던 시기고요. 다만 안철수씨의 불행은 같은 시기에 4년만에 대통령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정치인이 있다는 거죠.

저는 아직은 안철수씨가 훌륭한 정치인이 되기를 기다려 줄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관계에서 혹시 실책을 하시더라도 가혹한 비난하기 이전에 이분도 아직 정치 신인이란걸 기억했으면 합니다.
신의와배신
17/05/11 09:51
수정 아이콘
어느 국민의 당 의원에게 봉도사가 물어봤답니다.
"저렇게 토론을 못하는데 왜 1:1 토론을 제안한거요?"
국민의 당 의원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네요.
"저렇게 준비가 안되어 있는지 몰랐지."
목화씨내놔
17/05/11 09:57
수정 아이콘
정치 초보가 너무 만만하게 보고 덤빈 거 같아요

토론회에서 보인 모습이나 분당 과정에서 보인 모습들은 일반인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가는데

본인도 결과적으로 후회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유세나 토론회에서도 유권자들이 좋아할만한 그리고 부동층을 흡수할만한 발언과 포인트를 잡아와야하는데

쓸데없는 말과 그 놈의 4차 산업 혁명만 주구장창 내세우니 음

본인이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마 더 속상하고 후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보 사퇴를 했던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고 본인이 차기를 노린다는 생각을 했을텐데

너무 로맨틱한 생각이었죠

정치 초보이기에 바랄 수 있는 새 정치와 과거 정치 혁신 등의 캐치프라이즈는 좋았지만

이러려면 모든 정치인을 적으로 돌려야했기에 중간에 4차 산업혁명으로 갈아탄 거 같은데

뭐 물론 새정치도 계속 떠들기는 했지만 비중이 줄었죠

더 정치적으로 했어야하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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